막바지 국힘 전대…韓 '공소 취소 청탁' 폭로로 反한 분위기 끓어올라

입력
수정2024.07.18. 오전 6:48
기사원문
최병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나경원,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폭로한 韓에 "보수 후보 맞나" "연대의식 부족" 맹공
원희룡 "자기 옳다, 주장 하느라 동지를 야당의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 저격
홍준표 "아무리 다급해도 폭로할 대상 아냐" 저격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 인천 경기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반(反)한동훈'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강하게 들끓고 있다. 17일 한동훈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나경원 후보로부터 "'패스트트랙' 관련 공소 취소 부탁을 받았다"고 공개하자 절대다수 당원들로부터 "야당 시절 다수 여당의 폭주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항거였는데도 보수정당이 걸어온 기본적 역사도 모르는 무지한 발언을 내놨다"는 강한 비난 세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발언으로 인해 한 후보에게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던 '초보 정치' '정체성 부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으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악화된 관계까지 다시 소환되면서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당정 관계 파탄에 대한 걱정도 다시 확산 중이다.

'반한동훈 목소리'는 한 후보 스스로 불을 당겼다. 그는 이날 오전 한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향해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했다.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가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었는데, 한 후보가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로부터 공소 취소를 부탁받은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야당에선 이를 두고 "공소 취소 청탁"이라며 즉각 공세를 폈고, 당대표 후보들은 이날 합동토론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정체성 없는 후보"라며 무자격론을 들고나왔다.

연단에 선 나 후보는 "우리 여당 법무부 장관이라면 연동형 무력화, 공수처 무력화를 이유로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했어야 했다. 그런데 공소 취소 부탁이라고 한다. 야당에서 공소 취소 청탁이라며 신이 났다"고 한 후보를 몰아세웠다.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당대표 후보, 보수 후보 맞나. 이기적이다, 불안하다"며 "민주당 의회 폭거를 그냥 당해야 하나. 보수 가치에 대한 책임감, 보수 공동체에 대한 연대 의식이 부족한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후보도 "오늘 아침 토론에서 (한 후보가) 나경원 후보가 공소 취소 청탁을 했다고 말했다. 자기가 옳다는 주장을 하느라고 우리의 동지를 야당의 정치 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린 결과가 됐다"고 맹폭했다.

이날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로 여당 내 반(反)한동훈 분위기는 단숨에 끓어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 사건으로 탄생한 법이 현재 무용지물로 전락한 공수처이고 기괴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면서 "우리가 집권했으니 당연히 그건 공소 취소를 법무부 장관은 해야 했었다. 아무리 다급해도 그건 폭로할 대상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이어 "오히려 집권당 법무부 장관으로서 직무 방기를 한 잘못이 더 크다. 그런 사람에게 법무행정을 맡겼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 실책이다"고 한 후보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이어 "YS 집권 후 포철 회장 박태준 씨의 조세 포탈 사건도 공소 취소한 전례가 있다"면서 "앞으로 자기가 불리하면 무엇을 더 까발릴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당 전당대회 과열을 우려하며 올린 글에서 "과거 집권 여당이 대통령과 당대표 간 관계가 틀어지면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경험이 오버랩돼 더욱 걱정"이라며 윤 대통령과 갈등설이 계속되면서 폭로전까지 벌이고 있는 한 후보를 저격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시립서울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서울런 멘토단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