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운 사람이 갔다"…목숨 앗아간 폭우, 대구 북구서 1명 사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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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야동 배수로에서 60대 남성 사망한 채 발견
배수로 부유물 치우던 중 급류에 휩쓸렸을 가능성
이웃도 갑작스런 사고에 눈물…"할머니 안부 챙기던 고마운 사람"
이날 오전 11시쯤 찾은 대구 북구 조야동. 주민 A씨가 변을 당했던 배수로 모습이다. 김유진 기자


대구에서 간밤에 쏟아진 폭우로 배수로를 정비하던 주민이 사망했다.

10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분쯤 대구 북구 조야동의 한 배수로에서 주민 A(66)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6시 30분쯤 A씨는 폭우로 집 주변을 둘러보러 나갔으나 돌아오지 않았고, 가족의 전화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배우자 B씨는 배수로 근처에서 A씨의 장화를 발견하고 소방에 신고했다.

앞서 오전 7시 44분쯤 조야동 인근에서 배수 작업을 준비 중이던 소방은 "수로에 사람이 빠졌다"는 인근 주민 B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은 인원 15명, 장비 4대를 투입해 구조에 나섰다. 소방에 따르면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로, 수로에 있던 파이프에 왼쪽 다리가 끼인 채 발견됐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으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사람 무릎까지 올 정도로 물이 많이 차 있었다"며 "밤에 비가 쏟아져 수로 작업을 하러 나왔다가, 배수로의 부유물을 치우던 중 갑자기 물이 빠지면서 쓸려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변을 당한 수로 인근에 거주했으며, 개인택시와 양봉업을 하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런 사고에 주민들 역시 슬픔에 잠겼다. 이웃 주민 C(89) 씨는 "'할머니 잘 계시냐'며 별 일 없어도 안부를 물어봐 주던 사람이다. 수도, 전기나 집 고장나면 고쳐주고 아프면 병원도 선뜻 데려다줬다"며 "너무 아까운 사람이 가서 마음이 아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폭우에 따른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고자 부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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