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가 하나된 현대차…46일 만에 노사 잠정합의안 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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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4. 오전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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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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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기본급·성과급 합의안…연봉 11% 인상 효과낼 듯
노사상생분위기 이끌었단 평가…대구경북 협력사 환영
27일 오후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강성 노조로 불리던 '현대차'가 상생 분위기를 이끌어내 국내 산업계에 새로운 노사 협력의 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경북 현대차 협력사들은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6년간 파업을 하지 않은 현대차 노사가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 잠정 합의안 마련에 성공한 이유로 정년 연장과 임금 인상 규모에 대한 합의가 원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일 열린 12차 임금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지난 5월 23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한 지 단 46일 만에 잠정 합의키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직 총 800명 추가 채용도 합의하는 등 내년부터 2026년까지 총 1천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의 사회 공헌 역할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별사회공헌기금 15억원을 조성한다. 또 숙련 재고용 제도(촉탁계약직)를 기존 1년에서 총 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연봉 11% 인상 효과' 역대급 기본급·성과급 합의안

올해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의 임금 협상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임금 교섭은 해마다 이뤄지지만, 지난해 현대차가 연결기준 매출액 162조6천636억원, 영업이익 15조1천269억원을 달성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해서다.

현대차 노사는 합의안 도출 마지막까지 임금 인상 규모를 두고 마지막까지 줄다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파업으로 공장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가 아닌, 올해 임단협은 서로 간의 합의점을 빠르게 찾아 46일 만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특히 사측이 역대 최대 기본급 인상안을 제시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합의안에 담긴 기본급 인상 11만2천원(호봉승급분 포함)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상분이 11만원을 넘은 것보다도 1천원 더 오른 금액이다.

성과금도 역대 최대 규모로 지급한다. 합의안에는 성과금 500% 1천800만원, 주식 25주 지급 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기본급과 성과급, 수당 등을 더하면 연봉이 11%가량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 촉탁직 활용한 기술직 정년 2년 연장

현 노조 집행부가 올해 교섭 전부터 강조해 오던 정년 연장에 대한 합의도 이끌어냈다.

전체 조합원 가운데 50세 이상이 절반 수준 (지난해 8월 기준 51.6%) 수준인 상황이다. 매년 2천명 이상 정년퇴직을 하다 보니 조합원들의 정년 연장 요구가 상당했다.

더욱이 만 60세 나이는 아직 일할 만한 나이라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노사는 우선 기술직(생산직) 촉탁계약직 기한을 현행 1년에서 1년을 더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전체 정년 연장 방안에 대해선 내년 상반기 계속 논의키로 했다.

촉탁계약직은 정년퇴임한 조합원을 다시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신입사원과 비슷한 임금을 지급한다.

노사가 이 기간을 총 2년으로 늘리면서 기술직 조합원의 경우 사실상 정년이 만 62세까지 연장된 셈이다.

또 촉탁직 업무 수행 범위를 기존 근무처에서 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끌어내 업무 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강등도 원천 차단했다.

현대차 노사의 잠정 합의안은 오는 12일 전체 조합 투표를 통해 가결될 경우 올해 현대차 노사 입협이 완전히 마무리된다.

◆노사 상생분위기…환영하는 대구경북 협력사

오랜 기간 임단협 시기만 되면 극심한 갈등을 빚어온 현대차 노사가 빠르게 합의점을 찾는 모습에 상생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강성'으로 평가되던 8대, 9대 집행부에 이어 이번 10대 집행부도 큰 마찰없이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현대차는 6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대구 지역 현대차 협력사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전했다.

대구 지역 현대차 1차 협력사 관계자는 "현대차가 파업을 하게 되면 협력사들에겐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이 전가된다"며 "다행히 역대급 실적을 달성해 합의를 잘 도출한 만큼 협력사에도 좋은 에너지가 전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2차 협력사 대표는 "자칫 파업에 들어가 공장이 멈추기라도 한다면 대출 이자는 커녕 추가 대출을 받아 직원 월급을 줘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며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 현대차 노사가 합의를 잘 이끌어내 다행이며 노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곳도 있었다. 대구의 한 현대차 부품 제조 1차 협력사 대표는 "현대차 임금 협상이 결국 협력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본급 인상 등으로 인해 인건비 비중이 높아지다 보면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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