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고생 살해' 첫 재판…"26차례 학대로 허리뼈 부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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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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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장 등 3명, 아동학대살해 혐의 사실상 전면 부인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여고생이 병원 이송 후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신도가 1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을 장기간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신도와 합창단장 등 3명이 첫 재판에서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랜 시간 학대에 시달렸던 피해자는 숨지기 직전, 허리뼈가 부러져 몸을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는 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도 A(54·여)씨 등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A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장 정리가 추가로 필요해 혐의 인정 여부는 다음 재판 때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장이 지금 기록을 작성해야 하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교회 합창단장 B(52·여)씨와 또 다른 40대 여성 신도의 변호인들도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공소사실 중 객관적인 내용은 대부분 인정하겠지만 주관적인 요소들은 (앞으로 재판에서) 부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3명에게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유기·방임, 중감금, 상해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검찰이 공소사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범행 경위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검찰은 합창단장인 B씨가 A씨 등 신도들에게 "피해자를 감시하면서 결박하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했고, 이행 상황을 보고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B씨는 해당 교회 설립자의 딸이다.

또 이들로부터 3개월 동안 26차례 학대당한 피해자는 허리뼈가 부러져 움직이지 못했고, 사망 직전에 음식을 거의 먹지 못하고 대소변도 스스로 가리지 못할 정도의 상태였다.

이날 법정에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피해자의 어머니(52)도 출석했다. 어머니는 사건 직후 교회를 감싸기도 했다.

2차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 319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A씨 등은 다음 재판 때 혐의 인정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시 밝히기로 했다.

A씨 등 3명은 지난 2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 한 교회에서 생활하던 여고생 C(17)양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모두 경찰 조사에서 "평소 C양이 자해를 해 막으려고 했다"면서도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C양 어머니는 정신과 치료를 해야 할 딸을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내 유기하고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교회 신도인 그는 올해 초 남편과 사별한 뒤 2월께 B씨 제안을 받고 세종시에서 함께 살던 딸을 인천에 있는 교회 합창단 숙소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C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께 교회에서 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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