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바이든 격리…펠로시 "바이든, 대선 출마 포기 결심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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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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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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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대선 레이스서 하차 쪽으로 설득될 것으로 믿어"…WP, 인용 보도
민주당 인사 "바이든 도전 계속할 경우 트럼프에 백악관 넘겨주게 돼'
◇델라웨어 사저로 돌아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자료 사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코로나 19 감염으로 유세를 중단하고 델라웨어의 사저로 이동, 격리에 들어간 가운데, 그가 곧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조만간 설득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이 밝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펠로시 전 의장이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원들과 일부 하원 지도부 의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로 결심하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계속할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결국 백악관을 넘겨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들 3명의 민주당 인사들은 말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으로, 지난달 27일 첫 대선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 논란이 불거진 후에도 그의 곁을 지키다 결국 지난 10일 "시간이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보도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분출, 그의 거취 문제가 중대 고비를 맞은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접전지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 도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현재 자가 격리 중이다. 일각에서는 사퇴 결론은 정해졌고 결국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미국 민주당 안팎의 후보 사퇴 요구가 사실상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그의 최종 선택에 당의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8일(현지시간) "민주당 핵심 지도부는 당 지도부의 가중하는 사퇴 압박과 친구들의 설득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중 후보 사퇴를 결심할 수 있다고 전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이후로도 바이든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결단을 촉구하는 당내의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고령 리스크를 그대로 노출한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는 후보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며 인터뷰 및 유세, 의원들과의 개별 접촉 등을 통해 완주 의사를 끊임없이 피력해 왔다.

그러나 민주당 최고 지도부를 포함해 그의 핵심 지원군들마저 그의 명예로운 결단을 요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사면초가의 상황에 직면한 상태다.

앞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델라웨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후보 자리에서 내려와야 대통령으로서 그가 남긴 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당내 우려를 직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다소 순화된 표현으로 동일하게 사퇴 건의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펠로시 전 의장도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의 하원 선거까지 망칠 수 있다면서 선거자금 기부의 씨가 마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웨스트오버 고등학교에서 유세하고 있다. 美노스캐롤라이나주 AF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도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유지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렇게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의회 1·6 조사특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민주당 제이미 라스킨 하원의원도 이달초 바이든 대통령에게 4장 분량의 서한을 보내 그는 지친 투수이며 동료들과 상의해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 당내 경선을 통해 압도적인 대의원들의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당에서 강제적으로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단은 없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가 명예롭게 자리에서 내려오기를 한목소리로 압박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흑인 연예전문 케이블방송인 BE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재도전하지 않고 다른 후보에게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암시하면서도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어서 물러나기 꺼려진다"며 여전히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여러 여건을 감안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후보 사퇴론에 대해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며 당내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댄 채 등장했다. 2024.07.17 밀워키 AFP=연합뉴스


한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개적으로 의회 인사들의 의견을 계속 청취하고 있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처럼 반감을 보이진 않는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과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교체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면, 최근에는 "해리스를 내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로 어조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CNN은 "민주당 내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쌓여가며 바이든 대통령이 갈수록 구석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폴리티코 대담에서 민주당 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요구에 대해 '불법' 딱지를 붙였다.

존슨 의장은 "만약 민주당이 뒷방에서 몇명이 모여 그들의 후보자를 투표용지에서 몰아내는 마법을 행한다면 이는 지난 14개월 동안 진행된 모든 일에 반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당에서 뽑힌 후보인데, 그들이 이른바 위대한 전통과 최소한 몇몇 주의 법을 위배하지 않고 이 같은 일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손자와 포옹하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주들이 대거 참석했다. (밀워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하고 세 번째 대권 도전에 공식적으로 나선다.

최근 상승세를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락 연설에서 상대 진영에 대한 날 선 공격보다는 정책을 중심에 두고 국민적 통합을 호소하면서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 피격 사건 이후의 당내 지지층 결집과 동정론 등의 호재를 맞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이나 2020년 등 과거 대선보다 유리한 상황에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밤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에서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을 한다.

지난 13일 피격으로 부상을 당해 귀에 거즈를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건 이후 대중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피격 사건 이후에 바이든 정부에 대한 고강도 비판은 빼고 통합 위주로 연설문을 새로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존 연설문에 대해 "매우 터프한 연설을 모두 준비해놨다. 부패하고 끔찍한 행정부에 대한 것으로 진짜로 좋았다"면서도 이를 폐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연설문과 관련해서는 "나는 우리나라를 통합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극적이고 거친 언어로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이나 자신을 4차례 형사 기소한 사법 당국 등을 공격하기보다는 자신의 과거 재임 성과와 정책 비전, 공약을 중점적으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자고 미국 국민에게 호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이 과정에서 미국 우선주의 및 힘을 통한 평화로 요약되는 대외 정책, 보편 관세와 중국에 대한 고율 추가 관세 부과 등을 핵심으로 하는 통상 정책, 감세 위주의 경제 정책, 불법 이민 및 범죄 문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 자신의 정책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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