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00㎜ '물폭탄'에 경기북부 도로 잠기고 전철 멈춰…양주 등 8개 시군 산사태 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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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후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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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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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 올해 첫 '호우 긴급재난문자'…1시간 50㎜ 이상 쏟아져
강원 화천 84mm 폭우…춘천댐·의암댐 올해 들어 첫 수문 개방
◇침수된 구리시 북부간선도로[독자 제공]


17일 오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경기북부와 서울지역에 시간당 100㎜의 물폭탄이 쏟아져 출근길 도로가 잠기고 전동차 운행이 한때 중단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집중호우가 계속되자 산림청은 이날 경기 양주·파주지역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고, 최북단 북한강 수계 댐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하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5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경기북부 주요 지역 누적 강수량은 파주 판문점 304.5㎜, 연천 장남 173㎜, 양주 남면 168.5㎜, 의정부 신곡 139.5㎜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날 오전 8시 22분께 의정부 신곡 103.5㎜, 오전 7시 3분께 파주 101.1㎜, 오전 6시 21분께 파주 판문점 91㎜ 등 1시간에 100㎜ 내외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일대 도로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0분부터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에서 당동IC로 진입하는 도로와 오전 8시 30분부터는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 시내 지하차도가 통제돼 출근길 차량이 우회 운행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경기 파주시엔 이날 오전 6시 3분부터 1시간 동안 101.0㎜, 의정부시(신곡동)에는 오전 7시 22분부터 1시간에 103.5㎜ 비가 쏟아졌다.

이 밖에도 양주시 남면 신사1교, 동두천시 덕정사거리 부근 도로 등 경기북부 도로 곳곳이 침수로 통제됐다.

구리시 동구릉 인근 북부간선도로에서는 도로 옆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흙탕물 위로 차량이 지나다녀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기습 폭우로 이날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에 이어 오전 8시 30분부터는 망월사역∼의정부역 구간에서 전동차 운행이 중단됐다.

시간당 65㎜ 이상의 비가 내리면 코레일 지침에 따라 전동차가 인근 역사에 대기하며 운행이 중단될 수 있다.

◇경기북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변 주차장에서 물이 차오르고 있다. 2024.7.17 [독자 제공]


소방본부 측은 119신고 전화가 폭주하자 행정요원과 상황실 등에 인력을 추가로 긴급 투입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신고·문의 전화에 일일이 대응하지 못해 남겨진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어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콜백'을 실시하고 있다.

오전 9시 기준 경기북부경찰 112 상황실에는 호우 피해 관련 신고가 약 300건 접수돼 이 중 약 200건이 조치 완료됐다.

오전 10시 기준 경기북부 소방에는 200건 이상 호우 관련 119신고가 접수돼 이중 134건에 대한 출동 조치가 완료됐다.

현재 경기북부 10개 시·군 전역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으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파주·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산사태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국은 복구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오는 18일까지 60∼120㎜이며, 지역에 따라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

특히 비구름이 좁은 강수구역을 형성하면서 주변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실시간 교통 상황 변동 등에 주의가 필요하다.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 후 배수구를 찾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호우 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일대에 시간당 50㎜ 이상 폭우가 내리면서 성북구와 종로구 주변 동에는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어 오전 9시 33분께 노원구 공릉2동 일대에도 시간당 50㎜ 이상 비가 내려 노원구와 중랑구, 경기 구리시에도 호우 재난문자가 보내졌다.

이날 오전 4시 24분부터 오전 9시 40분까지 서울과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총 20차례 호우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호우 재난문자는 '많은 비가 내렸으니 신속히 대피하고 대응하라'라는 취지로 기상청이 직접 보낸다.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인 경우와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인 경우 발송된다.

현재 호우특보가 내려진 수도권과 강원내륙을 중심으로 돌풍·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시간당 30~60㎜씩 쏟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오전 중 시간당 30~60㎜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기동부는 시간당 강수량이 70㎜ 이상에 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가 내린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중호우가 계속되자 산림청은 이날 경기 양주·파주지역에 '산사태 경보'를 발령했다. 또 남양주, 양평, 가평, 포천, 동두천, 연천 등 6개 지역에는 산사태 주의보를 내렸다.

특히 양주시는 재난 문자를 보내 "은현면과 남면, 광적면에 산사태가 우려된다"며 "상황이 발생하면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들 지역은 현재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며 시간당 60∼100㎜의 비가 쏟아졌다.

이와 함께 홍수통제소는 이날 오전 10시 10분을 기해 가평군 조종천 대보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앞서 홍수통제소는 오전 8시 30분 동두천시 신천 송천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계속되는 폭우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청평댐 수문을 열고 초당 646.5t을, 팔당댐은 초당 1천697.4t을 방류하고 있다.

두 댐 모두 현재 수위는 계획홍수위까지 여유 있는 상태다.

◇경기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2024.7.17


화천에 84mm 등 강원 북부내륙에도 많은 비가 내리자 최북단 북한강 수계 댐이 올해 들어 첫 수문을 개방하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수원은 이날 정오를 기해 춘천댐의 수문 2개를 열고 초당 250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의암댐도 같은 시각 기준 수문 1개를 열고 초당 50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시간당 60㎜가 넘는 집중호우로 인해 강원 춘천에서 서울로 향하는 열차 일부 구간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5분께 망우∼별내 구간 모든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됐으나 같은 날 오전 11시 16분께 재개됐다.

이에 일부 승객들이 운행이 재개될 때까지 역에서 기다리거나 시내버스로 갈아타는 등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오늘 강원도는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계곡이나 하천의 상류에 내리는 비로 인해 하류에서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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