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에 111.5㎜' 물폭탄 쏟아진 충청·대구서 5명 사망·1명 실종…침수 고립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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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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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서 하천에 빠진 70대 운전자 숨져…대구서 밭에 나왔던 60대 男 사망
주민 18명 고립됐다 구조…일반 열차 운행 중단, 김해공항 등 항공편 결항
◇차량 인양하는 구조대[옥천소방서 제공]


10일 새벽 대전과 충남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5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심야 시간에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주택이 잠기는가 하면 주민이 고립돼 구조되거나 대피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기관별 대응에 나섰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충남 서천군에는 이날 오전 2시 16분부터 한 시간 동안 111.5㎜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지역 곳곳에 시간당 100㎜ 넘는 극한호우가 집중됐다.

이날 오전 3시께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충남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 승강기 안에서는 남성 시신 1구가 발견됐다.

'살려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건물에서 배수 작업을 벌이고, 구조에 나섰으나 승강기 안에서 남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망자 신원 파악과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를 하고 있다.

오전 3시 57분께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인해 주택이 무너지면서 집 안에 있던 70대 남성이 토사에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났다.

토사에 매몰된 이 남성은 약 1시간 30분 뒤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충북 옥천군 삼청리에서는 이날 오전 5시 4분께 한 둑길에서 70대 A씨가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전복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거센 물살 탓에 구조 작업을 벌이지 못하다 오전 7시 38분께 심정지 상태의 A씨를 구조했으나 끝내 숨졌다.

대구에서는 밭에 나왔던 60대 남성이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폭우에 무너진 집[독자 제공]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8분께 북구 조야동 한 농로에 있는 배수용 원형 통에서 60대 후반 남성 B씨가 숨져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B씨는 이날 오전 6시 30분께 잠시 밭을 확인하러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물이 불어나며 농사 시 배수를 위해 농로에 설치해둔 플라스틱 원형 통에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인은 익사"라고 전했다.

밤새 쏟아진 물폭탄에 북구 팔거천에서는 한때 수위가 범람 직전까지 올라갔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북구 신암동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북구 태전2교, 태전3교, 팔달교 하부도로 등 이용도 통제됐다.

북구 태전동 주택가는 오전 일찍부터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북구 태전동 매천초등학교 앞 주택가 도로가 물에 차 여러 상가와 자동차가 침수됐다.

달서구 원화여고삼거리는 오전 7시 50분께부터 도로가 침수돼 차량 운행이 어려운 상태다.

구미시 송정동에서는 빗물에 토사가 쏟아져 주차된 차량 여러 대가 피해를 입었다.

◇폭우로 소실된 농막[충북도 소방본부 제공]


충남 금산에서도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하며 거주민이 매몰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남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9분께 "산사태로 사람이 매몰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는 3시간여 만인 오후 1시50분께 흙더미 속에서 심정지 상태의 60대 여성 C씨를 찾아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소방 당국은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가건물 형태의 집 안으로 들어올 때 C씨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 영동에서는 농막에서 홀로 거주하던 D(71)씨가 실종돼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5시 27분께 영동군 심천면에서 "농막 컨테이너에 사람이 갇혔다"는 동네 주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조대는 인근 범곡저수지의 범람으로 통행이 불가하자 산길로 우회해 현장에 도착, 오전 8시 17분께 컨테이너가 소실된 사실을 확인했다.

농막에서 홀로 거주하던 D씨의 침수된 차량를 발견한 소방 당국은 실종자 수색으로 전환하고, 인력과 드론 등 장비를 투입해 D씨를 찾고 있다.

영동에는 이날 0시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 120.5㎜의 폭우가 내렸고, 지난 6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203㎜에 이른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성리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폭우에 일반 열차도 멈췄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집중호우에 따른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해 오늘 첫차부터 무궁화호와 ITX-새마을 등 일반 열차의 운행을 일부 중지하거나 조정했다.

장항선과 경북선은 오후 6시까지, 충북선은 오전 9시까지 전 구간 운행이 멈춘다.

경부선은 오전 9시까지 서울부터 동대구 구간, 호남선은 서대전부터 익산까지 구간 운행이 중지됐다.

수자원공사는 대청댐에 많은 비가 갑자기 유입되면서 이날 오후 2시부터 방류량을 최대 초당 2천t으로 늘릴 계획이다.

댐 하류 하천 수위가 현재보다 3.24m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군위군 효령면 성리 농경지가 물에 잠겨 있다. 2024.7.10 사진=연합뉴스


◇폭우가 쏟아진 10일 대구 군위군 군위읍 서부리 마을 일부가 물에 잠겨 있다. 2024.7.1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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