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사망'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체포영장 기각

입력
수정2024.07.04. 오후 10:36
기사원문
이태영 기자
TALK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법원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 추모객들이 남긴 꽃들이 놓여 있다. 지난 1일 해당 교차로에서는 운전자 차모(68)씨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하며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했다. 2024.7.4. 연합뉴스.
◇1일 오후 9시 27분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차량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2024.7.1. 연합뉴스.


속보=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께 자신의 제네시스 승용차로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며 인도에 있던 행인 9명을 쳐 숨지게 한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운전자 차모(68)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기각됐다.

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경찰이 신청한 차씨 체포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차씨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의 근거리 신변 보호를 받는 점 등을 들어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씨는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200여m 역주행하다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 소나타 차량을 추돌했다.

◇1일 오후 9시 27분께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도에 사고 여파로 파편이 흩어져 있다. 2024.7.2. 연합뉴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했고 7명이 부상을 당해 총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6명은 현장에서 숨졌으며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들은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이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지 사흘 만인 이날 오후 차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오늘 오후 시청역 사고 운전자 차씨에 대해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병원에 방문해 조사할 것이고, 자세한 시간은 피의자 측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조사 시간은 오후 3∼4시께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차씨는 줄곧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왔다.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을 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씨가 이날 경찰 조사에서 급발진을 재차 주장할지, 아니면 기존 입장을 번복할 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은 차씨를 상대로 급발진이라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인지, 평소 차량 운행 시에는 이상이 없었는지, 왜 역주행 도로로 들어섰는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 출구. 사진=연합뉴스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부터 속도를 낸 사실이 확인된 만큼 당시 가속한 이유와 돌발상황 여부, 차에 타기 전 주변 상황에 대해서도 조사한다.

역주행하면서 인도로 방향을 튼 이유와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했는지 등도 조사 대상이다.

다만 차씨의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조사가 비교적 짧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에 함께 타고 있던 60대 아내 A씨를 지난 2일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했다. A씨 역시 기존과 마찬가지로 '브레이크,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 초동 조사 결과를 보면 급발진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차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 중인 경찰은 이를 토대로 차씨가 사고 직전 가속페달(액셀)을 강하게 밟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또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현장 전 구간에서 차량의 스키드마크(Skid mark)도 발견되지 않았다. 차씨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거나 약하게 밟아 급제동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약해지는 정황으로도 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실체적 진실규명을 위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