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강원도]오랜만에 온 고향서 추억 반추하며 어른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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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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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 박혜영 ‘비밀정원’

강릉의 풍경 섬세하게 묘사
독자에게 향수 불러일으켜


강릉 출신 박혜영의 장편소설 ‘비밀정원’은 강릉을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그것이 금단(禁斷)의 경계 어디쯤에 서 있는 것이기에 이야기는 한층 더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에서 강릉은 단순한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한다. 주인공의 성장과 회상의 무대인 동시에 기억과 상상이 교차하는 장소로 그려진다. 혼불문학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황석영은 이 소설에 대해 “묘한 빈티지의 매력을 지닌 좀 특이한 소설”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이 소설을 고민 없이 집어 들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소설은 화자(話者)인 이요가 오랜만에 고향 강릉, 고향집 노관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추억에 잠긴다. 어린 시절의 이야기에서는 부모님, 할머니, 친구들과의 추억이 그려진다. 특히 율이 삼촌과의 관계와 그의 사랑과 이별, 손상기 교수와의 만남이 주인공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테레사의 편지는 주인공에게 중요한 영감이 돼 노관에서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노관의 풍경과 소중한 기억들이 주인공의 내면을 형성하며,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연결된다. 사랑, 이별, 성장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진다. 소설의 전체 얼개는 어머니와 율이 삼촌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단단하게 지지하고 있다.

강릉의 자연경관은 소설 속에서 섬세하게 묘사된다. 남대천의 흐르는 물소리, 노관 주변의 울창한 숲, 연못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강릉의 평화로움과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자연경관은 이요의 감정과 깊이 연결돼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강릉의 역사와 전통도 소설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옥천동 성당은 종교적 신비와 일상의 경건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이요의 내면 세계를 탐구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이곳은 강릉의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잘 나타낸다. 특히 강릉의 일상적인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삼거리와 같은 작은 마을 길목, 연못가에서의 상상과 꿈은 강릉의 소박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어린 시절과 고향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감동을 준다. 강릉의 다양한 장소들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 중요한 배경이 된다. 노관에서의 가족 간의 이야기, 수녀원에서의 테레사와의 편지 교환 등은 장소와 인물 간의 깊은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이는 독자들이 강릉이라는 공간을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만든다. 독자들은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강릉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다. 또 주인공의 가족과 이웃들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처럼 박혜영 작가는 강릉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인물처럼 그려낸다. 이곳의 풍경과 장소들은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독자들에게 강릉이라는 공간의 매력을 전달한다. 소설 ‘비밀정원’을 통해 우리는 강릉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강릉의 숨은 매력을 다시금 일깨우며, 그곳을 향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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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분야, 교육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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