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팀 검사 사표…대검 진상조사 지시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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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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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전날 김건희 여사를 정부 보안청사에서 비공개 조사한 사실을 대검찰청에 사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한 검사가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에 파견돼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수사하던 김경목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8기)가 이날 사표를 제출했다. 김 부부장검사는 대검찰청이 '총장 패싱' 논란과 관련해 진상 파악에 나섰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사건을 열심히 수사한 것 밖에 없는데 감찰 대상으로 분류한 것에 화가 나고 회의감이 든다'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서울의 한 대통령경호처 관리 시설로 김 여사를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가담한 의혹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차례로 조사했는데, 명품 가방 사건 조사를 시작한 이후이자 조사 종료 약 2시간 전인 오후 11시 30분께 이 총장에게 김 여사를 소환한 사실을 사후 보고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이 없고, 총장이 수사 지휘권을 갖는 명품 가방 사건은 당일 함께 조사할지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사전에 소환 일정을 보고할 수 없었다는 게 중앙지검 측의 설명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외부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팀이 사전 보고 없이 김 여사를 소환조사한 것에 대해 이날 이창수 지검장으로부터 경위를 이날 오전 직접 대면보고를 받았다. 이 총장의 질책을 받은 이 지검장은 자체 판단으로 제3의 장소 조사를 진행한 경위를 설명하고, 여러 차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총장 지휘권이 배제됐기 때문에 위법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보고가 늦어졌다는 불가피한 상황을 설명하되 총장과 정면충돌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단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총장은 대검 감찰부에 진상 조사 지시를 내리면서 "진상을 파악해보고 나서 거기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지검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일 뿐 이 지검장에 대한 감찰 착수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대검의 설명이다. 감찰까지 나아갈 경우 내홍만 더욱 격화할 수 있어 총장의 공개 질책과 지검장의 사과 선에서 일단 상황을 봉합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다만 검찰 일각에서는 '보고 누락'에 대한 감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어 진상 파악 결과에 따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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