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경로당서 커피도 같이 마셨다…경찰 수사 확대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복날 살충제 사건과 관련해 현재 확인된 피해자와 유사한 증세를 보인 마을 주민 1명이 추가로 병원에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내성4리 경로당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85·여) 씨가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씨는 앞서 피해를 본 60∼70대 여성 4명과 비슷한 증상을 보였으며 함께 식사하고 경로당에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의 공통된 초기 증상은 호흡 마비와 침 흘림, 근육 경직 등이었다. 또 이들의 위세척액에서는 살충제에 사용되는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경찰은 인근 전통시장 농약 판매점 등을 돌며 해당 성분이 든 살충제 판매 여부 등을 확인한 바 있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A 씨가 고령인 만큼 정확한 원인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연합뉴스 측에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을 이용하는 주민 41명이 복날을 맞아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후 당일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서 3명이, 다음날 1명이 경로당에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이들은 모두 한 식탁에 앉아서 식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은 피해자 4명이 식사 후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복수의 진술을 확보해, 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냉장고 안에 있던 음료로 커피 외 물과 음료수 등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가운데, 감식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담수사팀은 사건 당일 오전에 피해자 4명을 포함한 일행 10여명이 봉화군의 한 그라운드 골프장을 찾아 경기에 참여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사건 전 피해자들의 행적과 특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군 관제센터를 통해 해당 그라운드 골프장을 비추는 CCTV 영상 확보에 나섰다. 또 관할 체육회를 통해 그라운드 골프 협회원 명단을 파악 중이다. 이날 골프장을 찾은 일행은 사건이 발생한 봉화읍 내성4리만이 아닌 각 마을 출신 남녀 혼성 어르신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4명은 골프 경기 이후 각자 귀가한 뒤 경로당 이용객들의 식사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피해자들이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실 당시 경로당 안에 몇 명이 있었는지는 진술이 불일치한 탓에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 진술이 중요한 상황이라 마을 주민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행적을 좇겠다"라고 연합뉴스 측에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