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하 기대에 금·주식·코인 모두 고공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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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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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선물가 2개월 만 전고점 경신
러셀2000지수 5거래일 12%↑
비트코인 6만 5000달러 넘겨
트럼프 영향도 코인 선호도 키워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로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뉴스


미국의 금융시장이 금리 인하 기대감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관측 속에 연일 뜨거워지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 가격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 종가는 온스당 2467.8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0일 이후 2개월 만에 전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오후 한때 금 현물도 전장보다 1.8% 오른 온스당 2464.82달러에 거래돼 역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이전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금값 상승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금값은 이번 달 들어서만 6% 올랐다.

특히 지난 주말 총격 사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대한 관측이 커진 것도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및 감세 정책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안전 자산의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수키 쿠퍼 스탠다드차타드 금 분석가는 “(트럼프 영향으로) 안전 자산과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를 추구하는 투자 심리가 재점화했다”고 분석했다.



국제 금값 상승에 국내 금값도 사상 최고치에 재근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금값은 g당 10만 9770원으로 전고점(11만 48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미 국채 금리도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17%로 전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대비 6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13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연준이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0%로 반영하고 있다. 월가에선 6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연준의 9월 인하 전망을 강화한 상태다.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0%를 나타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은 최근 주춤했던 비트코인의 상승세도 이끌고 있다.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95% 오른 6만 4921달러(8994만 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한때 6만 5200달러대까지 뛰어오르며 6만 5000달러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아울러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그간 기를 펴지 못하던 미국 중·소형주가 화려한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중·소형주 대표지수인 러셀2000 지수는 지난 5거래일 동안 12% 올랐다. 2020년 4월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러셀 2000지수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1000개 기업을 빼고 그다음부터 3000등까지의 기업 2000개로 구성된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내리면 중·소형주들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대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며, 금리 인하 시 이자 부담이 줄어 재정 상황이 나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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