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금고 ‘올인’ 은행권, 교육청·구청 입찰엔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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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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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8개 구청 연말 지정 예정
시중은행, 지자체 등과 협업 전무
가능성 낮아 시금고 ‘선택과 집중’
부산은행 올해도 무난한 수성 전망
부산시금고 유치전은 달아오르고 있으나 부산시교육청과 기초지자체 금고 유치는 냉랭한 분위기다. 부산은행 부산시교육청 지점 모습. 부산은행 제공


지난 10일 공모 절차에 돌입한 부산시금고 공모전이 은행 간 물밑 경쟁으로 달아오르지만, 올해 입찰 예정인 부산 지역 8개 구와 부산시교육청 금고 입찰에 대한 은행권의 반응은 냉랭하다. 시중은행이 시금고 입찰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고 기초지자체에 영업 네트워크가 부재한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6개 구·군 중 14개 구·군 주금고를 운영 중인 부산은행의 무혈입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15일 은행권과 16개 구·군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중 부산시교육청과 8개 구(남구, 부산진구, 북구, 사상구, 수영구, 서구, 중구, 해운대구)가 신규 금고 운영 금융기관 입찰에 나선다. 각 구는 통상 시금고 입찰이 끝나는 10월 중 금고 지정 공고를 낸다. 지자체 예산 중 일반회계 운영을 주금고가 맡고 특별회계와 기금을 부금고가 맡는 식이다. 현재 농협은행이 기장군과 강서구의 주금고를 맡는 것을 제외하고 부산 지역 14개 기초지자체와 시교육청의 주금고는 부산은행이 맡고 있다. 각 지자체는 4000억~7000억 원대의 예산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시금고 입찰 공고 이후 각 은행은 입찰 제안서 작성, 지역사회 공헌사업 계획 등을 수립하며 공모 절차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해 예정된 시교육청을 포함한 9개 금고는 ‘무관심 입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부산은행이 주금고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섣불리 도전장을 내지 못 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중은행들은 “부산시금고 입찰을 최우선 순위로 하되 구·군 금고는 상황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입장으로 사실상 시금고에 ‘올인’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부산시금고 대응 TF팀을 만들어 부금고 도전에 사활을 걸고 있고 국민은행은 예년과 달리 주금고, 부금고 동시 도전에 역량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온도 차는 그동안 시중은행의 부족한 지역사회 기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 금융권은 지역사회 기부, 지역사업 등을 통해 지자체와 접점을 넓히는데, 부산 일선 지자체와 시중은행 간 협업은 그동안 전무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능성이 낮은 일선 지자체 금고를 포기하는 형식의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금고를 위해 시중은행이 올해 부산신용보증재단 기금 기부 등 지역사회에 공을 들이지만 정작 기초지자체 금고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도권의 경우 예산 수준이 비슷한 구·군 금고를 대상으로 시중은행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점도 이 같은 비판에 힘을 더한다.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구·군과 사업이나 기부 등 접점이 전혀 없어 기관 영업부에서 주금고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며 “서울 본사에서도 지역 구·군 지자체 주금고까지 도전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보고 부금고 입찰 정도에만 참여하는 식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올해 입찰하는 8개 지자체와 시교육청 주금고도 부산은행이 무난히 수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020년 입찰 당시에도 부산은행은 8개 지자체에 단독 입찰해 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2016년 시교육청 금고는 부산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의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2020년은 부산은행이 단독 입찰했다. 금고 지정은 1차 공고에서 단독 입찰의 경우 재공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어진 재공고에서도 각각 한 곳에서만 도전할 경우 단수로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에 올려 최종 확정하게 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해온 각 구·군, 시교육청과 협업 사례 등을 잘 정리해 하반기 입찰에서 기존 주금고를 모두 수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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