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등록 여객기 느는데 김해공항은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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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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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6대로 2년 전보다 5대 감소
에어부산 여객기 줄어든 영향 커
부산시·강서구 소극 행정도 한몫

제주·대구·청주 등은 꾸준히 증가
세수 증대·공항 활성화 저해 우려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지방 공항에 등록된 여객기가 늘어났지만 김해공항의 경우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서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항공산업 재편 과정에서 지방 공항에 등록된 여객기가 늘어났지만 김해공항의 경우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에어부산의 여객기가 줄어든 영향이 가장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김해공항에 고작 1대만 등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공항별 여객기 등록 현황’ 자료를 인용해 김해공항 등록 여객기가 2023년말 기준으로 26대라고 밝혔다. 2021년 31대에 비해 5대 줄었다. 비수도권 주요 공항 가운데 2021년 대비 2023년 말 등록 여객기 수가 줄어든 공항은 김해공항과 광주공항(5→4대)뿐이다. 국내 15개 공항에 등록된 여객기는 354대로 비수도권 주요 공항은 여객기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도권 소재 김포, 인천 공항의 등록 여객기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각 항공사들이 공항 소재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 인센티브를 활용한 세금 절감 등을 고려해 지방 공항으로 여객기를 이전 등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제주공항은 등록 여객기가 2021년 70대에서 2022년 75대, 2023년에는 94대로 증가했다. 등록 여객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청주공항은 2021년 13대에서 2023년 26대로 2배 증가했다. 대구공항은 9대에서 11대로, 포항공항은 2대에서 5대로 등록 여객기가 늘었다.

곽 의원은 김해공항의 여객기 등록 감소 원인으로 정부의 ‘에어부산 지우기’ 정책을 꼽았다. 김해공항에 등록된 여객기 대부분은 에어부산 명의 여객기인데 에어부산이 항공사 합병 등으로 기재가 감소하면서 김해공항 등록 여객기 또한 줄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김해공항에 등록된 여객기의 80%를 차지하는 에어부산 여객기는 2021년 25대에서 2022년 22대, 2023년 21대로 감소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병 심사 등의 영향으로 여객기를 줄이는 ‘소극 경영’을 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에 반대하면서 “부산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한항공의 경우 김해공항에 단 1대의 여객기만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2023년 기준 인천공항에 50대, 김포공항에 43대, 제주공항에 34대를 등록했지만 김해공항에는 1대만 등록했다.

등록 여객기 감소와 관련해선 ‘부산시와 강서구의 소극적 지원 정책’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각 자치단체들은 항공기 정치장 등록을 위해 세율을 감면하거나, 세금 납부액의 일정 부분을 정비료 등으로 환원함으로써 항공사들을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시와 강서구는 관련 재정 지원 정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강서구의회의 경우 지난해 항공기 재산세율을 낮추는 내용의 조례를 검토했으나 실제 발의는 무산됐다. 항공기 대당 재산세는 등록 정치장을 기준으로 하는데, 약 3000만 원에서 4000만 원가량 정치장 소재 지자체에 납부한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여객기 등록이 공항과 항공사간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지자체 세수 증대효과와 함께 공항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비수도권 공항 중 김해공항만 두드러지게 항공기 등록 대수가 감소하고 있어 면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모회사 합병 과정에서 정부가 에어부산의 몸집을 줄이기 위해 기재를 감소시키면서 그 여파가 김해공항 입지 약화에도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며 “이 외에도 공항을 낀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항공사를 대상으로 세일즈에 나서고 있지만 부산시와 강서구청의 소극적 행정으로 인해 항공사들의 눈길이 타 지방 공항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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