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새긴 ‘패션 아이템’ 이제 부담스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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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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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제거 시술법

레이저로 잉크 입자 분해하는 원리
새기는 것만큼 지우기도 쉽지 않아
시술로 완벽한 원상 복구는 불가능
파장 짧은 피코 레이저술 효과 탁월
피부 상태·부위 등 따라 약간씩 달라
수포·가려움·피멍 등은 1주 내 회복
문신이 얼마나 잘 제거되느냐는 피부 타입, 문신이 있는 부위, 색깔과 두께 등에 따라 달라진다. 남포고운피부과 이흥렬 원장이 피코 레이저로 문신제거 시술을 하고 있다. 남포고운피부과의원 제공


문신 또는 타투는 한때 조폭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패션 아이템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아이돌이나 연예인들도 문신을 하면서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었다.

처음 문신을 할 때는 영원히 자신의 몸에 지니고 싶었을 것이다. 강해 보이고 싶어서, 친구가 하자고 해서 등의 이유로 문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변한다. 문신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고 취향도 변한다. 주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취업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젊었을 때 치기로 별생각 없이 문신을 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INK(잉크) 하기 전 THINK(생각)하라

문신은 ‘그린다’가 아니라 ‘새긴다’고 한다. 피부에 상처를 내고 그림이나 문자를 새기는 문신은 하는 것도 어렵지만 지우기는 더 어렵다. 문신 제거는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남포고운피부과 이흥렬 원장은 “현행 의료법상 문신은 의료행위로 규정되어 비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은 불법이다. 소독이 철저하게 되지 않으면 감염의 위험이 따르고 간염이나 HIV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계는 문신 시술이 불용성 색소를 피부 표면에 도포하고 바늘로 피부를 관통해 진피로 유입시키는 의료행위로 보고 있다. 피부 장벽을 뚫고 염료 등과 같은 이물질을 주입함에 따라 보건위생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시술이라는 입장이다.

흔한 합병증으로는 두드러기 같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서 가렵거나 벌겋게 부어오를 수 있다. 특히 빨간색 문신이 알레르기 반응을 더 잘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문신 부위가 불룩하게 튀어나올 수도 있다. 드물게는 편평세포암이나 악성흑색종 같은 피부암도 발생할 수가 있다.

MRI 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신 색소가 타는 경우도 있다. 문신 시술 과정에서 사용하는 라텍스 고무장갑으로 인해 가려움·발진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최근에는 눈썹, 아이라인 등에 반영구 문신도 많이 한다. 잉크를 진피로 주입하는 문신은 영구적인 데 반해 반영구 문신은 잉크 양도 적고 피부 깊숙이 들어가지 않는다. 보통 1~5년 정도 지속되는데, 점차 색깔이 옅어져 추가로 시술을 하기도 한다. 반영구 문신이 표피에만 들어간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진피에도 들어간다. 그래서 반영구 문신인 경우도 레이저 시술을 거쳐서 지워야 할 때가 있을 수 있다.

■제거 가능하지만 시간 걸려

노출의 계절이 왔다. 문신을 새기게 된 이유도 제각각이지만 없애는 이유도 다양하다. 문신은 그 자체로 흉터이기 때문에 제거 시술을 받아도 이전과 똑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신을 없애려면 아주 일부는 수술적 제거로 가능하지만 대개는 레이저 시술을 받는다. 레이저로 피부 속의 잉크 입자를 잘게 부수어 분해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대개 인체 내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스스로 배출하는 기능이 있지만 잉크 입자는 크기가 커서 몸에 남는다. 그래서 잉크 입자가 이동이 가능하도록 작게 분해해서 흡수 또는 배출시킨다.

문신을 제거하고 싶어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레이저를 이용해서 여러 차례 반복 시술을 받아야 한다. 시술 전에 마취크림을 바르거나 통증에 예민한 사람은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피부가 검은 사람은 표피에서 레이저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낮추지 않으면 수포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치료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얼굴보다는 손발 말단 부위로 갈수록 피부가 두꺼워 문신 제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잉크의 양이 많은 글자 문신은 보통 깊고 진하기 때문에 더 많은 치료 횟수를 요구한다.

이흥렬 원장은 “문신 제거는 피부 타입, 신체 부위, 문신의 양과 두께, 색깔 등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기존의 흉터를 가리기 위해 문신을 하는 경우나 문신으로 인해 흉터가 생긴 경우에는 제거가 상당히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피코 레이저 시술

문신을 지우려면 레이저로 잉크 입자를 부수어 깨뜨려야 한다. 문신 색깔에 따라 레이저 파장이 달라진다. 보통 청색이나 검정색 문신은 1064나노미터(nm) 파장, 붉은색은 532nm 파장, 녹색이나 하늘색은 694nm 파장(루비레이저)이나 755nm파장(알렉산드라이트 레이저)을 이용한다.

나노미터의 파장보다도 짧은 피코 레이저가 문신 치료에 효과적이다. 나노초라는 측정 단위보다 1000분의 1 정도 짧은 시간 단위인 피코초 파장을 가진 레이저다. 파장이 짧아 주위로 열 손상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부작용이 적고 출력을 최대로 올릴 수 있다. 또 통증이 적고 눈썹 시술 시에 눈썹 손상도 줄일 수가 있다.

적절한 파장을 가진 레이저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술 방법도 중요하다. 전통적인 문신 제거에도 잘 없어지지 않으면 MLA 피코 레이저를 이용해 미세 구멍을 뚫어 주는 방식으로 표피를 통해 색소를 제거할 수도 있다. 아니면 시술 간격을 늘려서 림프순환계로 제거될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을 두고 시술하기도 한다. 또 1차 레이저로 문신제거 시술한 뒤 20분 정도 냉찜질 후에 2차 레이저 시술을 하기도 한다.

이흥렬 원장은 “레이저 시술 과정에서 수포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가려움이나 피멍이 들기도 하지만 대개 1주일 이내 회복이 된다. 문신 제거 후 탈색 반응이나 과색소침착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레이저 토닝 등의 치료를 통해 점차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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