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위대한 발명은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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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4. 오후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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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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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렌디피티 / 오스카 파리네티
<세렌디피티> 표지.


‘세렌디피티’(Serendipity)는 ‘무언가를 찾다가 실수로 다른 것을 발견하거나 발명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1754년 영국의 작가이자 미술사가인 호러스 월폴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 월폴은 어릴 때 읽은 우화 ‘세렌디프의 세 왕자’를 비유해 이 단어를 만들었다.

최근 출간된 <세렌디피티>는 우연한 실수에서 탄생했지만 결국 인류의 삶을 바꾼 48가지의 식음료 브랜드(혹은 상품)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탈리아 식료품 체인점 이탈리(Eataly) 창업자이며 작가인 저자는 책을 통해 코카콜라, 커피, 요구르트, 기네스 맥주, 두부 등 현대인이 즐기는 식품이 발견·개발되거나 널리 확산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카콜라는 두통과 피로를 치료하는 탁월한 시럽, 즉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가 이를 변용하면서 대중화됐다. 1100여 년 전 에티오피아에서 염소가 나무 열매를 뜯어먹고 평소보다 더 기분 좋게 뛰어다니는 것을 목격한 목동에 의해 커피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양조 장인 아서 기네스의 창고에 화재가 발생해 그곳에 보관되어 있던 맥아 중 일부가 불탔다. 버리기가 아까웠던 아서는 의도와는 별개로 로스팅(?)된 타버린 맥아를 이용해 맥주를 만들었고, 그렇게 흑맥주가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됐다.

많은 세렌디피티를 소개한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제언한다. 여러 세렌디피티 중 가장 중요한 세렌디피티는 아마도 인류가 아닐까, 라고. 거대 운석이 공룡 등 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킨 뒤 달라진 환경에 잘 적응한 원숭이 중 일부가 진화를 거듭해 인간이 되고 현대 문명을 이룬 과정을 살펴보면 인류야말로 기똥차게 운 좋은 세렌디피티라는 것이다. 늘상 일어나는 나의 실수도 언젠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유쾌한 상상을 자극하는 책. 오스카 파리네티 지음/최경남 옮김/레몬한스푼/420쪽/1만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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