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보다 11.3% 감소
전국 감소율 0.2%와 큰 차이
대학가 상가 중심 공실률 높아
오랜 기간 ‘자영업의 도시’로 통하던 부산이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자영업자의 무덤’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4년 1분기 부산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3%나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전국적으로는 자영업자가 0.2%만 줄었다.
저출생에 청년 인구가 줄고 청년층이 주로 찾는 대학 상권이 무너져 부산 전체 자영업자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급격히 문을 닫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1일 부산연구원 고영근 경제동향분석위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부산 자영업자 감소 현황 및 배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부산 자영업자 수는 약 31만 7000명으로, 2023년 1분기 약 35만 7000명과 비교해 4만 명(11.3%)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자영업자 수는 사실상 거의 변화가 없는 수준인 0.2% 감소에 그쳤다.
주요 6대 도시로 넓혀 살펴봐도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주요 광역시 모두 자영업자가 증가했다. 울산 자영업자 수는 13.3%나 늘었다.
보고서는 최근 1년 사이 부산의 전체 취업자 수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점에 비춰, 부산의 급격한 자영업자 수 감소는 자영업자 비율 자체가 전체적으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자영업의 도시였다. 이런 분위기는 자영업자 비율이 21.3%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까지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전국의 20.0%보다 더 높았다. 2023년 4분기 이 비율이 역전됐고, 올 1분기 부산의 자영업자 비율은 18.9%로 전국의 19.9% 보다 낮아졌다. 대기업 없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로 버티던 부산 경제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부산의 자영업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장 큰 이유로 청년 인구 감소를 꼽았다. 청년 인구 감소로 부산 지역 대학 입학 정원 자체가 줄었다. 대학 주변 상주인구와 유동 인구가 함께 줄어들어 상권 침체가 발생하면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부산 주요 상권 공실률을 비교해 보니 주로 대학가 공실 비율이 높았다. 올 1분기와 지난해 1분기를 비교했을 때 소규모 상가(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 상가) 공실률 차이는 부산대 앞이 가장 컸다. 올 1분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5.6%로 지난해 1분기 12.1%와 비교하면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소규모 상가 공실이 거의 없었던 경성대·부경대 상권 역시 올 1분기 들어 2.7%의 공실이 생겼다.
광안리(14.2%), 동래역(17.7%), 덕천역(8.5%) 등도 공실률이 높았다. 이 지역엔 옷 가게나 식당 등이 많았는데 온라인 쇼핑의 급격한 성장 여파로 이들 소매업들이 문을 닫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