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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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04. 오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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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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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물리학 / 존 그리빈
<시간의 물리학> 표지.


1895년 허버트 조지 웰스의 소설 <타임머신> 이후, 시간여행은 인간 상상력의 단골 소재가 됐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후회막심이던 인생의 여러 순간들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의 물리학>은 웰스를 비롯해 아서 C. 클라크, 아지작 아시모프 등 유명 SF 작가의 소설 속 시간여행 가능성을 차근차근 살펴본다. 저자는 시간여행이라는 아이디어에 담긴 과학적 실체를 낱낱이 탐색하고 이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칼 세이건 등이 탐구해 온 상대성이론, 블랙홀 연구와 비교한다.

책 표지에 속아선 안된다. 표지만으로는 어린이용 서적인 듯 보이지만(표지 속 여성의 놀란 듯한 표정은 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내용은 쉽지 않다. 최소한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이 뭔지는 알 정도의 물리학 지식은 있어야 이해가 빠르다.

다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시간여행의 종착지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여러 소설에서는 대충 넘어갈 수 있었던 ‘할아버지 패러독스’(과거로 이동해 젊은 할아버지를 살해할 경우, 미래의 자신은 태어날 수 없고, 결국 할아버지를 살해하는 상황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모순)를 과학은 무시하고 넘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원 등판한 ‘멀티버스’ 세계관으로 접어드는 순간,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시간여행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다. 수많은 우주가 중첩되어 있는 멀티버스 중 고작 하나의 세계가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다. 어차피 다른 세계에선 다른 결말이 진행되고 있기에. 물론 과학이 그러하다는 것일 뿐, 이 책 탓은 아니다. 존 그리빈 지음/김상훈 옮김/휴머니스트/216쪽/1만 6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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