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동맹’ 비판한 속내는…尹정부 ‘친일 프레임’ 부각, 강성 지지층 겨냥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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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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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착 왜구” “정신 못 차리는 국힘당”
최고위원 출마 계기 ‘센 발언’ 풀이도
“與이 때릴수록 당원은 김병주 보호”
3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에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개의 예정이었던 국방위 전체회의는 김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으로 인한 여야간 대치로 취소됐다. 오장환 기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미일 동맹’이란 표현을 쓴 국민의힘 논평을 두고 “정신 나갔다”고 비판하자, 민주당 지도부는 3일 그를 옹호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토착 왜구”, “친일 정권”이라고 소리 높였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 의원은 선명성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당은 이를 윤석열 정부를 흔들 ‘친일 프레임’을 부각할 기폭제로 삼았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동맹은 존재해도 한미일 동맹이나 한일 동맹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호시탐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우리가 동맹 맺을 일이 있나? 이참에 독도를 일본에 넘겨주자는 것인가”라고 했다. 지도부의 다른 의원들도 “다들 제정신인가. 이러니 토착 왜구 소리를 듣는 것”(정청래 최고위원), “정신 못 차리는 국힘당”(서영교 최고위원) 등의 발언을 하며 가세했다. 민주당에선 논란이 된 김 의원 발언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느끼는 정서가 팽배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 수위가 최고위원 출마를 계기로 더 강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유독 이번 대정부질문 때 세게 말했다. 이재명 (전) 대표하고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강하게 했던 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최고위원이 돼 이재명 (전)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지켜내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그는 “윤석열 정부의 국방 실패, 안보 참사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전당대회 투표는 인지도 싸움인데 김 의원도 해당 발언을 계기로 인지도가 많이 올랐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김 의원을 때리면 때릴수록 당원들은 김 의원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국민의힘은 김병주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김 의원은 즉각 자신의 망언에 대해 사과하라. 민주당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다가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며 “일본은 국토에 대한 영토적인 야욕을 가진 나라인데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한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의 “정신 나갔다”라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이 이는 한편, 정치권 외교안보 인식 차이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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