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北김정은, 우리가 무너질 유일한 작은 가능성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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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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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외부침입과 군사공격으로 절대 무너지지 않아"
김정은, 선군정치 대신 당 중심 정치 배경은 내부 대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통제법안은 지방주민 통제 위해
8.15 독트린에 北무반응 "무시가 최선이라고 생각"
김덕훈 총리 건재는 '김정은의 즉흥성' 보여주는 사례
지난해 11월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정무참사가 27일 오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리 전 참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민주평통 제공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외부의 침입과 군사공격으로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무너질 유일한 자그마한 가능성은 내부 붕괴"라는 발언을 노동당 내부에 전파하며 당 중심의 통제 정치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국내에 입국한 리일규 전 쿠바 참사는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치가 아니라 노동당 중심의 통제정치('당정정치')를 강화한 배경을 설명하며 이런 내용의 김정은 발언을 소개했다.
 
리일규 전 참사는 자신이 당 세포비서로 있으면서 상부로부터 이 같은 김정은 발언 포치(지시)문을 받아 당 세포 내 당원들에 전파했다고 밝혔다. 
 
리 전 참사는 "김정은이 당의 영도를 받지 않는 군대는 필요 없다는 말을 했다"면서 "당에 힘을 실어줘 사회의 모든 것을 통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을 강화한다는 것은 결국 사회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이 전 참사는 덧붙였다.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대비해 당 정치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설명이다. 
 
리 전 참사는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 통제법안을 제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한류의 확산에 대한 '당적 처벌'이 한계를 드러내 '법적 처벌'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평양에서 남한방송을 보다 걸리면 당적 박탈과 함께 지방으로 추방돼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데, 지방 사람들은 더 이상 쫓겨 갈 곳도 없다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이니 김정은이 이걸로는 안 되겠다고 해 나온 것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같은 법적 처벌"이라며 "통제악법을 만든 이유는 지방을 통제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리 전 참사는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에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 스스로 2국가를 하자고 하는데 (8.15 독트린에) 뭔가 반응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반응할 필요가 없고, 무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 전 참사는 아울러 해외에서 반북활동을 하는 운동가들이 북한 주민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전 참사는 "그 사람들(해외 반북운동가들)을 알고는 있지만 신경도 안 쓴다. 그 뒤에 '김한솔'이 있는데 북한 주민들에게는 비호감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전 참사는 김덕훈 내각 총리가 안석 간석지 수해 문제로 강한 비판을 받고도 건재한 이유와 관련해 '김정은의 즉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김덕훈 총리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지도부 등의 조사가 있었을 것인데 여기서 김정은의 즉흥적인 비판과 달리 실제로는 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를 잘 아는 것은 나 자신도 쿠바 대사관에 있을 때 처형 위기에 놓였다가 무죄로 조사 결과가 나와 살아날 수 있었던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일규 전 참사는 지난해 11월 초 가족들과 함께 망명해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리 참사는 지난 2013년 북한의 '청천강호'가 지대공 미사일 등을 싣고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려다가 적발됐을 때 파나마 측과 교섭을 성공적으로 벌여 김정은 위원장의 표창장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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