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만에 장례 치르는 이예람 중사 아버지 "군 악습 바뀌어야"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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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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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 중사 숨진 지 3년2개월 만에 장례식
상관 성추행과 2차 가해 끝 스스로 세상 등져
이 중사 아버지 "안위만 생각하는 지휘관 문제"
군 사망자에 대한 순직 인정 등 예우 강조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숨진 이예람 중사의 장례식이 오는 18일 3년 2개월 만에 치러진다.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2021년 3월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신고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리다 같은 해 5월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당시 이 중사는 "조직이 나를 버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는 17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딸을 편하게 해주고 살리고 싶었는데, 2차 가해 끝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3주기가 지났으니 예람이를 보내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예람이가 남긴 선한 영향력을 어떻게 예우를 해 줄 것인지를 국방부 측과 논의해 왔다. 군 인권에 대해 지휘관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안위만 생각하는 지휘관들의 악습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우리 아이들이 극단적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방의 의무를 한다고 해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군에 입대하는 순간부터 누구나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숭고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 중 사망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예우도 강조했다.

그는 "여러 문제로 군에서 아파한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위법적이고 탈법적인 것이 아니라면 군 사망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이예람 중사의 어머니와 친지들이 이 중사에게 남긴 편지들. 남승현 기자

고(故) 이 중사의 장례는 20일까지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장례는 이 중사가 마지막으로 복무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작전지원전대의 전대장장(葬)으로 거행된다.

이 중사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공군 보통전공사상심사위원회에서 순직 인정을 받았다. 그의 시신은 국군수도병원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군의 부실 수사 논란으로 출범한 '이예람 중사 특별검사팀'은 장 중사와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 등 8명을 재판에 넘겼다.

장 중사는 강제추행치상 등의 혐의로 2022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고, 지난 2월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징역 1년이 추가 확정됐다. 전익수 전 실장 등 6명은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인 이주완 씨가 이 중사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17일, 이 중사의 영정 사진을 보고 있다. 남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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