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전 세계 경제에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KB증권 김상훈 리서치본부장은 9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를 보이자 주가와 금리, 달러가 모두 상승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연말에 올해를 전망할 때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이 3분기쯤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빨리 오르면서 연초에 시장의 관심을 받은 뒤 최근 대선 토론 때문에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놨다.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11월 당선된 이후 1기 시절 정책의 특징으로 '변동성'을 꼽았다. 중국에 대한 관세를 15~25%로 상향하고,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췄다.
또 강달러를 거세게 비판하며 환율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했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려는 재닛 옐런 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제롬 파월 현 의장으로 교체했다. 옐런 당시 의장은 1980년대 이후 유일한 4년 단임 의장이 됐다.
하지만 파월 의장도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당시 0.75%였던 기준금리를 2018년 말 2.5%까지 올렸고,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의 해임을 거론하며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중국과 함께 부진을 겪었다.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큰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교역대상 1위와 2위 간의 분쟁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이 같은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주가만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의 약세를 전망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수출 경기 악화로 인한 인하 가능성을 예상했다.
그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인이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시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며 "투자자들은 미 국채 금리 상승 등에 대비하는 양상을 보이고, VIX(변동성 지수)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VIX는 향후 30일간 S&P500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투자자들의 생각을 지표로 나타낸 것이다. 보통 VIX 값이 30을 넘으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대체로 주가 상승 때보다 하락 때 민감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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