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회참여 일깨운 목요기도회 50주년…"초대교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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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5. 오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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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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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목요기도회 50주년 기념행사
90대 고령 이해동 목사, "초대교회 같았다" 기도회 회상
김상근 목사, "오늘 날 시대의 '종로5가' 이어가자" 당부
"우리 사회 여전히 기도와 연대가 필요하다" 다짐

목요기도회 산 증인인 이해동 목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목요기도회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초창기 목요기도회를 회상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

[앵커]

우리사회 민주주의와 인권 운동의 산파 역할을 한 목요기도회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불의한 국가권력에 저항하며 고난 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준 목요기도회가 '시대의 성소'로 사명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1978년 박형규 목사 석방을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1983년 정치범 석방과 복권을 촉구하는 '8.15성명'을 발표할 당시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석헌 선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온라인 아카이브에서 찾은 과거 목요기도회 흔적입니다.

당시 군사독재정권 시절 목요기도회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1973년 남산 부활절연합예배를 내란음모사건으로 조작한 박정희 유신정권에 맞서 이듬해 구속자 석방을 위해 시작한 목요기도회가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목요기도회의 50년 역사는 이른바 개발 독재로 고난 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 회복을 위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온 시간이었습니다.

[녹취] 이해동 목사 / 목요기도회 초창기 주역
"구속된 분들은 감옥에서 기도하고 우리는 밖에서 함께 기도하자 하는 것이 처음에 우리 기도회 시작의 초점이었습니다. 초대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교회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상관없어요. 다 찬송가 같이 부르고 같이 기도하고, 참 기도가 간절했습니다."

목요기도회가 열린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은 당시 서울 명동성당과 함께 민주화운동의 양대 축이었고, 국가권력 피해자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목요기도회는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 장기수가족협의회,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등이 형성되는 모판이 되기도 했습니다.

[녹취] 김영주 목사 /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목요기도회는 억울한 사람의 호소의 자리였고, 항의의 자리였고, 우리의 억울함을 온 세상에 알리는 나팔수 역할을 했습니다. 목요기도회는 동지들의 격려의 모임이었습니다."

목요기도회 초창기 주역으로 NCCK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상근 목사가 50주년 기념행사 설교를 전했다. 김상근 목사는 기도회 역사를 박물관에 두지 말고, 시대의 한 복판으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송주열 기자

목요기도회 산 증인인 김상근 목사는 목요기도회 50주년을 맞아 기도회 역사를 박물관에만 두지 말고 시대의 한 복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김상근 목사 / 전 NCCK인권위원회 위원장
"호소하고 투쟁하려 할 때 누구에게 기댑니까? 세월호와 이태원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 가족들 안산 외국인 화재 희생자 가족들 어디를 찾고 누구를 의지합니까? 여러분 오늘 시대의 명동성당, 종로5가 역사 속에 이어냅시다."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각종 사회적 참사와 노동 탄압 현장 등 우리 사회 약자들은 여전히 목요기도회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회협의회
"부당한 지시로 인해 사지로 내몰리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위험천만한 노동현장에서 쓰러져가는 노동자들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재앙의 광풍 속에 소리 없이 아우성치는 온 생명들까지 여전히 기도와 연대가 필요함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목요기도회가 걸어온 50년은 교회의 사회적책임을 일깨운 역사였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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