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안 이사회 의결...자산 100조 원 '에너지 공룡' 탄생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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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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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임시 주총 통과하면 합병안 최종 확정...오는 11월 1일 정식 출범
- 매출 기준으로 한전과 맞먹는 거대 에너지 기업 될 듯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자산 100조 원이 넘는 ‘에너지 공룡’의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 경영진은 오늘(1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사 이사회가 어제(17일) 합병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습니다.

합병 비율은 1(SK이노베이션) : 1917417(SK E&S)로 책정됐습니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은 기준시가를, 비상장사인 SK E&S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 평균한 값을 합병가액으로 삼았습니다.

통합 회사의 사명은 SK이노베이션으로 정해졌습니다.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최종 통과하면, 오는 11월 1일 통합 회사가 정식으로 출범합니다.

[그래픽 - 정민정]


통합 SK이노베이션은 매출 기준으로 한국전력과 맞먹는 거대 에너지 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을 합한 매출액은 88조 4,557억 원으로, 한국전력이 거둔 88조 2,051억 원보다 많았습니다.

통합 회사의 자산은 올해 3월 수준이 유지된다면 10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기자회견


두 기업의 합병 목적은 우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차전지를 제외하면 주로 정유와 석유화학 등 전통 에너지 영역에서 사업을 추진해 왔고, SK E&S는 LNG와 태양광, 풍력, 수소 등 대체 에너지를 다뤄 왔습니다.

유가 변동과 같은 외부 변수로 인해 재무, 수익 구조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 양사 모두의 불안 요소였는데, 합병이 이뤄지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늘어나 이전과 같이 손익 변동성이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픽 - 정민정]


두 번째 합병 목적은 시너지 효과 창출입니다.

통합 회사는 향후 석유에서 LNG, 신재생에너지까지 포괄하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되는데, 업종 간에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오늘 기자회견에서“업스트림(에너지 생산 단계)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탐사 역량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합병 시너지의 예시를 들기도 했습니다.

합병 의미 설명하는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와 함께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합병이 추진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만드는 SK온은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으로 위기에 빠져 있는데,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SK온은 지금 누적 적자가 2조 7천억 원 정도 된다"며, "합병을 통해 거둔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배터리 적자를 메우는 데 이용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배터리 업체 SK온 로고 [화면 출처 - MBN 뉴스7]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1박 2일간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계열사 통합과 매각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로 의견을 모았는데, 이번 합병으로 추진 속도가 빨라질 전망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어제(17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제주도 포럼에서 “밀림의 시대에는 기업이 혁신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사업 재편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대한상의 제주 포럼에서 발언하는 최태원 SK 회장 [사진 제공 -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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