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안 보여” 초급 경찰 간부의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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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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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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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30대 초급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올해 간부로 승진한 촉망받던 경찰이었는데, 숨지기 전 주변에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년 전 쓰러진 노인의 생명을 구했던 송 모 경위.

[KBS 뉴스7/2019년 7월 : "경찰관들이 자동 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2016년 순경으로 입직한 뒤 3번이나 계급 승진을 할 만큼 촉망받았습니다.

그런 그가 지난 18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관할 경찰서장은 "유서에 업무 과중 이야기는 없었고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송 경위가 동료들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KBS가 입수해 봤더니 다른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말하면서 "죽을 것 같아. 인계서조차 쓸 수 없어"라고 보냈고 "길이 안 보인다"는 말까지 동료들에게 토로했습니다.

[송OO 경위 아버지 : "성품이 워낙 밝고 순진하고. 표창도 많이 받고. 너무나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송 경위는 지난 2월, 수사 부서에 처음 배치됐는데 곧바로 40건의 사건을 넘겨받았습니다.

[민관기/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 : "저도 수사를 15년 정도 했는데. 수사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50건. 이거 길이 없어. 길이."]

송 경위가 근무했던 경찰서 앞에는 동료들이 보낸 조화가 늘어섰습니다.

또 인터넷 경찰 커뮤니티에서도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늘어난 과도한 업무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사건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이정태 조창훈/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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