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로 변한 해수욕장…파래 때문에 ‘개점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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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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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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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찜통 더위에 제주 해수욕장은 연일 물놀이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데요.

서귀포시의 한 해수욕장은 올해도 파래로 뒤덮이면서 기능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안도로와 맞닿은 해수욕장이 온통 초록색 파래로 뒤덮였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바닷속은 마치 우거진 풀숲처럼 보이고, 백사장은 물론 검은 현무암 사이 사이까지 파래가 점령했습니다.

파도에 밀린 파래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쌓여 있는데요.

그대로 방치되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표면이 하얗게 썩어 있습니다.

물놀이하러 온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립니다.

[장민근/서울특별시 목동 : "파래가 너무 많아서 사실 좀 들어가기 힘들었고요. 그리고 냄새? 악취 같은 것도 좀 나서 물놀이하기엔 조금 어려운."]

해수욕장 문을 연 지 한 달이 됐지만, 하루 평균 방문객은 50명 수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이소윤/서귀포시 성산읍 : "해수욕장 기능을 아예 못하고 있다 보니까 사람도 하나도 없고. 주변에 장사하시는 분들도 너무 힘들어하시고."]

파래가 이곳을 잠식한 건 인근 항에 방파제를 지은 20여 년 전부텁니다.

인공 구조물로 인해 바닷물이 해안으로 들어왔다가 잘 빠져나가지 못했고, 여기에 양식장 배출수와 고수온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아열대성 생물인 파래가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이 된 겁니다.

항공 사진을 보면 방파제 건설 전과 후 파래가 얼마나 번식했는지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파래가 발생한 누적 면적은 369만㎡로, 축구장 500여 개 규모에 달합니다.

제주도는 마을회에 연간 1억 천만 원을 주고 수거하도록 했지만, 한 번 장비 동원에 4백만 원 가까이 들다 보니 매일 치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성민/신양리장 : "7~8월에 그 돈으로 다 해버리면 3월부터 9~10월은 예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문제점이 많고."]

지역 경제까지 잠식한 파래, 이제는 단순 수거 작업을 넘어 저감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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