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혔다는데…‘천원 소비’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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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3.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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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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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월까지만 해도 3%를 웃돌던 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둔화하며 지난달 2.4%로 내려왔습니다.

다만 과일이나 외식 등 여전히 먹거리 물가의 상승폭이 큰 탓에, 물가 안정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먹거리 소비에서 아낄 만큼 아끼는 '짠물 소비' 경향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하철 역사 안 빵집.

단팥 크림빵, 카스텔라와 소시지 빵까지 종류가 다양하지만, 가격은 똑같습니다.

'무조건 천 원'을 내세운 천원 빵집입니다.

[김민서/경기도 광주시 : "물가가 너무 비싸서 학생식당밖에 못 먹거나 아니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거든요. 천원 빵으로 끼니를 때우면 아무래도 용돈이 절약되니까."]

한 끼라도 간단히, 저렴하게 해결하려는 수요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천원 빵집 운영자 : "하루에 한 1,000명에서 1,500명 정도 오고 계세요. 직접 물건을 떼 와서 팔아서, 유통마진 빼고. 원가에 비슷하게 바로 구매하실 수 있게..."]

한 창고형 유통업체 매장에는 또 다른 천 원 상품이 자리 잡았습니다.

천 원에 구매 가능한 아이스 커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0% 증가했습니다.

[이송자/서울 노원구 : "(커피를) 두잔 세잔 이렇게 먹으면 거의 뭐 웬만한 식사비가 되잖아요. 대체적으로 뭐 4~5천 원 하는데 여기 1천 원이면 굉장히 저렴한 거죠."]

편의점에선 '천 원 미만' 기획 상품을 내세웠습니다.

이 가격대 상품 판매액은 1년 전보다 17% 증가했고 컵라면은 지난달 일시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고물가, 특히 먹거리 부담으로 소비자들이 초저가 소비에 몰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고물가에 시달려온 게 거의 3년째 되고 있거든요. 지출액수를 줄이기 위해서 구매빈도가 빈번한 상품의 경우엔 특히 초저가라든가 기획상품이라든가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냉면 한 그릇에 만 오천 원, 김밥은 오천 원을 넘어서는 등 먹거리 물가가 지갑을 압박하는 현실에 소비자들은 '천원 소비'라는 생존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노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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