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50도까지 치솟은 무더위 쉼터?…잠겨 있고 그늘 없고

입력
수정2024.06.21. 오후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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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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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월 최고기온이 연일 경신되면서 때이른 무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런 폭염에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전국 자치단체마다 무더위 쉼터를 지정해놓고 있는데요.

그런데 땡볕이 내리쬐는 곳을 쉼터로 지정하거나 아예 잠겨 있는 곳도 있어, 유명무실한 곳이 적지 않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 특보가 내려진 도심 곳곳이 한산합니다.

연신 부채질에, 양산도 써보지만 찜통 더위를 떨치기엔 역부족입니다.

[최석선/충북 청주시 금천동 : "더워요. 자전거 타도 덥고, 걸어다녀도 덥고, 계속 더워요."]

충북 음성군의 한 아파트 단지 옆에 있는 공원.

일대를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보니 한낮 온도가 50도에 육박합니다.

뙤약볕 탓에 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곳은 재난안전포털에 나와 있는 무더위 쉼터입니다.

야외 쉼터로 지정돼 있는데, 햇볕을 피할 나무 그늘도 마땅하지 않습니다.

이곳 뿐 만이 아닙니다.

하천 다리 밑에 조성된 휴식 공간, 농촌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

모두 각 시·군이 무더위 쉼터로 지정한 곳이지만, 불볕 더위의 열기가 가득합니다.

실내 무더위 쉼터는 어떨까?

재난안전포털에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고 소개된 다목적회관입니다.

[다목적회관 이용자/음성변조 : "(일반인도 와서 쉴 수 있는 건가요?) 아니, 일반인들은. 노인들이 오는 곳이지 여기는. 일반인들은 안 오지."]

인근 무더위 쉼터도 회비를 내는 어르신만 이용하도록 제한돼 아예 문이 잠겨 있습니다.

전국의 무더위 쉼터는 모두 5만 9천여 곳.

이 가운데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절반을 넘고,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야외 쉼터도 5천 7백 여곳에 달합니다.

때이른 폭염에 한달 사이 벌써 온열질환자가 260명 넘게 발생해, 이 가운데 2명이 숨졌습니다.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시설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 운영하는 게 더 시급합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 김성은/그래픽: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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