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탈났으니 합의금" 식당 수백 곳 협박…공포의 '장염맨'에게 징역 3년 6개월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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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28. 오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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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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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식사한 뒤 배탈났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전국 자영업자 수백 명을 상대로 사기 행위를 일삼았던 이른바 '장염맨'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박상곤 판사)은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40세 A 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간 음식점 업주 456명을 속여 합의금 1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불특정 다수의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습니다.

A 씨는 업주가 이를 거부하면 "배상하지 않으면 관청에 알려 영업정지시키겠다"고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A 씨는 이들 음식점에 방문한 적도, 밥을 먹고 배탈이 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행정처분이 두려웠던 업주들은 A 씨의 거짓말에 수십만∼수백만 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이체했고 일부 업주가 '여기에서 식사했다는 영수증과 장염에 걸렸다는 진단서를 보내달라'고 의심하자 A 씨는 범행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숙박업소를 옮겨 다니며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음식점에 매일 10∼20차례 씩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했으며, 전국 음식점 3천여 곳이 A 씨에게 합의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업주들은 온라인상에서 사례를 공유하면서 '장염맨을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동종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지 2개월 만에 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피해 업주들에게 받은 합의금을 숙박비와 치아 치료비 등으로 썼다고 수사기관에서 진술했습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고 누범기간 중에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까지도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고 다수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 점에 비춰 피고인에 대한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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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SBS에 입사한 심영구 기자는 정치, 경제, 사회, 편집부 등을 거쳐 현재는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에서 데이터 너머의 진실을 탐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골라듣는 뉴스룸'의 책 읽는 코너 [북적북적]에도 참여 중입니다. 세상에 보탬이 되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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