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 내린 폭우로 주민 168명 대피…주택 잠기고 산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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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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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로 무너진 전북 완주군 운주면 엄목마을 앞 비닐하우스

오늘(10일) 새벽 전북에 억수 같은 장맛비가 쏟아져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오늘 오전 11시 기준 완주에서 저수지 사면 유실 1건, 제방 유실 3건, 교각 유실 1건이 접수됐습니다.

군산에서는 17건의 주택 침수 신고가 들어왔으며 군산, 익산, 진안, 고창, 부안 등 5개 시·군에서 344.1㏊의 농작물(벼·논콩 등) 피해가 접수됐습니다.

대피 인원은 군산, 진안, 완주, 익산 등 4개 시·군의 주민 168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시간이 지나 비가 잦아들면 피해 접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도는 예상했습니다.

특히 오늘 오전 4시 11분쯤 운주행정복지센터 인근 장선천의 범람으로 운주면과 경천면 일대 마을이 고립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구조 인력을 투입해 건물 옥상 등에 대피해 있던 주민 18명을 순차적으로 구조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은 한쪽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편마비' 증상의 주민을 고무통에 태워 뭍으로 옮기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습니다.

구조 과정에서 연락이 끊겼던 주민들도 가족과 전화가 닿았습니다.

구조된 주민 대부분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소방 당국은 대피한 주민이 더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현장에서 추가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장선천 제방

장선천이 흐르는 인근 엄목마을에서는 제방 유실로 농막으로 쓰이던 컨테이너가 넘어지고 전봇대가 쓰러져 전쟁통을 방불케 했습니다.

운주행정복지센터, 운주파출소, 운주동부교회 등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창밖으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한숨을 뱉어냈습니다.

운동장과 교실이 물에 잠기고 담장이 일부 쓸려나간 운주초와 운주중은 오늘 휴업하기로 했습니다.

군산 지역 피해도 컸습니다.

오늘 새벽 성산면 야산의 토사가 주변 빌라로 밀물처럼 유입돼 주민 22명이 경비실로 긴급 대피했습니다.

나운동의 한 아파트 주민 26명도 산사태 우려로 지인의 집이나 행정복지센터로 겨우 몸을 피했습니다.

야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는 이 아파트 앞 도로까지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화동, 나운동, 월명동 등 군산 도심의 상가, 주택, 주차장에도 물이 들어차 진흙 범벅이 됐습니다.

주민들은 유입된 물을 바깥으로 퍼내면서 세간살이를 하나둘 건져냈습니다.

폭우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 중인 어청도 주민들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시간당 146㎜)가 내린 어청도에서도 15가구가량이 물에 잠겨 주민들이 망연자실했습니다.

이장 김성래(70) 씨는 "어제부터 온종일 비가 오더니 오늘 새벽 내내 장대비를 퍼부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전북도는 오늘 새벽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3단계로 격상, 피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전주, 남원, 김제 등 5곳의 둔치주차장과 지하차도 2곳, 국립·도립·군립공원 탐방로 12곳, 30개 하천의 산책로 43개 구간, 아래차로(언더패스) 16곳이 통제됐습니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오늘 오전 0∼12시 누적 강수량은 익산 함라 264㎜, 익산 여산 224.5㎜, 군산 209.5㎜, 무주 129㎜, 전주 72.3㎜, 진안 70㎜, 장수 58.2㎜, 임실 33.4㎜ 등입니다.

도내에 내려졌던 호우경보, 주의보 등 특보는 모두 해제됐습니다.

비는 앞으로 5∼40㎜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사진=어청도 이장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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