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결과, 2월 말 3월 중순 사이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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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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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이영광

12.3 윤석열 내란 사태가 터진 지 한 달이 지났다. 그 사이 국회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었고 내란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법원에서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가지고 집행에 나섰으나, 윤석열 대통령측의 저항으로 집행에는 실패했다. 현재 공조본은 법원으로부터 다시 받은 체포영장을 손에 쥐고 두 번째 영장 집행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한 달을 맞아 헌법학자의 조언 들어보고자 지난 8일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한양대 내 연구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방 교수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최근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실패까지,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안타깝죠. 사실 비상계엄은 국가가 비상사태를 만났을 때 선포할 수 있는 건데 그 당시 비상사태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전쟁이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있었어야 되는데 아무것도 없었어요. 윤석열 대통령 개인적인 비상사태만 있었나 봐요. 그래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그 자체로 엄청난 도박을 한 것이라고 봐요.

비상계엄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 77조의 요건에 맞지 않으면 헌법 위반으로 바로 탄핵 사유거든요. 뿐만 아니라 계엄군을 동원해서 헌법이나 법률에 규정하지도 않은 의회 난입을 해서 국회와 지방의회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시키려고 했고) 그다음에 선관위까지 점거한 모든 행위, 그리고 그 이외의 사령관들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는 여러 속보까지... 이거는 엄청난 친위 쿠데타적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 윤 대통령 측은 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뭐 하러 쿠데타 하냐는 입장입니다.

"처음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하고 나서 석동현 변호사나 주변 변호인들이 비슷한 얘기 했어요. 근데 친위 쿠데타는 우리 헌정사를 찾아봐도 여러 번 있었어요. 예를 들어 5·16쿠데타 때 박정희 장군이 나와서 정권을 획득하고 헌법 개정한 것이 3공화국 헌법이거든요. 그런데 3공화국 헌법을 잘 운용하다가 1972년에 갑자기 탱크를 국회로 몰아 무력으로 해산하고 비상 입법 기구 설치했어요. 이후 그 밀실에서 거의 입법, 행정, 사법 삼권 위에 군림하는 총통 체제 헌법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유신헌법이죠. 이승만 때도 6.25 전쟁 중에 비슷한 사례도 있었고요.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쿠데타를 못 하는 게 아니고 지금 윤석열은 자기가 국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국민들만 국민이라고 보고 나머지는 다 반국가 세력으로 보는 거예요. 자기에 대해서 비판하고 자기에 대해서 반대하면 반국가 세력으로 일거에 척결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 거예요."

- 윤 대통령은 야당이 입법 독재를 하니 비상계엄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건 계엄 요건이 아니에요. 입법 독재는 성립될 수 없는 개념이죠. 독재라고 하는 건 행정부가 법률을 집행하면서 국민의 뜻과 맞지 않게 오로지 그 지배자의 독단적인 뜻대로 국민을 다스리고 자기 뜻만 따라오라고 할 때 그게 독재인 거예요. 근데 입법부는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들이고 대의기관인 거예요.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그 가운데서 한 200명 가까이 되는 야당은 국민들이 지지해서 만들어준 국회 구조인 거예요.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결정하도록 돼 있잖아요. 따라서 여야가 의견 충돌이 있었을 때는 다수결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리고 국회는 언제든지 헌법에 따라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거예요. 오히려 여소야대 정국에서는 대통령이 자기 독단으로 뭘 결정하려고 들어서는 안 되고 국회에 다 물어보면서 협치할 생각을 했었어야 되는데 윤 대통령은 거의 그런 적 없었어요."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의원 등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정문앞에서 ‘내란수괴’ 혐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대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권우성

- 국민의힘 의원 40여명이 체포영장 기한 마지막 날이었던 6일 새벽 관저 간 건 어떻게 보세요?

"탄핵 가결이 됐을 때 국민의힘 의원 중 12명만 찬성표 던졌다고 하는 것에서 굉장히 실망했어요. 204표가 나왔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몇 표 나왔는지 아세요? 234표죠. 그때는 뇌물 수수,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 기업체들에 미르재단 설립을 위해서 돈을 강요해서 기부하게 한다든가 이런 등등의 문제들이었단 말이에요. 그런 것들은 내란죄 문제하고는 완전히 다른 문제예요.

헌법 위반의 중대성을 비교해 볼 때 이번 12.3 비상계엄 선포는 훨씬 더 위중한 위헌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왔어야 되고 거의 모두 다 찬성했어야 된다고 봐요. 그렇지 않았었던(찬성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은 나중에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될 거예요. 제가 볼 때 내란을 옹호하고 비호하고 그걸 지지하고 그걸 연속해서 연속으로 이어 나가려고 하는 어떤 세력들도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해서 결국에는 해산될 대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봐요.

같은 논리로 40여명이 관저에 가서 호위무사를 자처한 거 아니에요. 한 나라 국회의원으로서 그리고 선거를 통해 의정을 잘 해달라고 국민으로부터 신탁 받은 국회의원들이 잘못된 비상계엄을 하고 내란죄 저지른, 물론 결국 그 내란죄의 책임은 형사 법정에서 가려져야 할 일이지만...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는 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이걸 모른다면 얘기가 안 돼요. 알 거란 말이에요. 다음 선거에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내가 볼 때 다음번 선거 때 아무런 찬스가 없다고 봐요."

- 더불어민주당에선 윤 대통령 체포 불발과 관련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오동운 공수처장 탄핵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아무리 지금 200명에 육박하는 야당 의원들이라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탄핵을 남발하는 것은 결국엔 파국으로 가자는 얘기밖에 될 수가 없어요. 지금 최상목 권한대행을 탄핵하면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해야 되고 또 말 안 듣는다고 탄핵하면... 나중에 정족수를 못 채워서 국무회의를 못하면 정부도 마비되는데,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혼란 상태는 야기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고 하더라도 자제도 해야죠.

최상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3명을 다 임명하진 않았지만, 두 명이라도 임명했잖아요. 두 사람이라도 임명 안 했었으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모르고... 4월 18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또 나가실 거기 때문에 4명이 되면 헌법재판소도 스톱인 거예요. 그러니까 야당 입장에서 최 권한대행이 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탄핵까지는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공수처장도 마찬가지죠."

- 12월 27일부터 헌법재판소에서 두 차례 준비기일 지정해 탄핵 심판이 시작되었는데 두 차례의 준비 기일은 어떻게 보셨어요?

"첫 번째 준비 기일은 피청구인 측에서 나오지 않았을 거고 그때 아직 변호인도 구성이 안 돼서 빨리빨리 진행 안 했죠. 그런데 청구인 측만 1차 변론 준비 기일은 잘했던 것 같고 2차 때는 양 측에서 다 나왔잖아요. 그래서 잘 진행한 것 같아요. 그런데 대통령 측 변호인단들이 서로 의견이 안 맞고 좌충우돌하는 것들도 있고 중복돼서 주장하는 것들도 있어서, 법적인 논리보다 거의 정치 선동적인 그런 내용도 상당히 들어가 있었어요.

일단 2차 변론 준비 기일 때는 재판관들께서 그걸 그대로 다 듣고 계셨어요. 그러면서 "지금은 다 들었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불쑥불쑥 얘기하고 싶다고 일어나서 다 얘기하고 하는 건 앞으로는 용납하지 않겠다. 허락 받고 얘기하라"고 정형식 주심 재판관이 소송 지휘 하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아무리 피청구인 측에서 지연작전이라든가 또 헌법 판단에 필요한 한도를 넘어서서 불필요하게 수많은 증인 채택하는 작전 쓴다든가 해도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할 걸로 보여요. 이게 형사 소송이 아니거든요. 헌법재판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여기에 형사소송법을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앞으로 변론 기일도 다섯 번 정해서 통보했잖아요. 그걸로 다 끝날 것 같지는 않고요. 그 이후에 변론을 더하는 건 그때 가서 또 정하면 되는 것이죠."

- 대통령 측에서는 헌재 재판부가 너무 서두른다고 하고 있어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서둘러야 되는 거 아니에요? 지금 국정 혼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돼도 괜찮은 건가요? 헌법이 현재 파괴됐고 또 지금 헌정질서가 거의 중단 내지는 정지된 상태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건 조속히 회복시킬 필요가 있죠. 그렇다면 헌법재판소로서는 쓸데없이 지체할 필요가 없어요."

 정형식, 이미선(앞) 헌법재판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소심판정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2회 변론준비기일에 입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탄핵 심판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제외시키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요.

"그 표현이 그런 것이지 소추 의결서에 내란죄가 중요한 소추 사유 중의 하나로 들어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뺍니까? 그리고 그건 피청구인 측에서 잘 지적하고 있다시피, 실제로 내란죄라고 하는 것을 소추 사유에서 뺀다고 하는 건 국회가 탄핵 소추를 새로이 해야 되는 문제예요. 그건 국회라고 하는 회의체가 그렇게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변호인단이라고 해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에요. 헌법재판소도 그걸 잘 알고 있고요. 지금 소추 의결서에 내란죄가 다 들어가 있어서 그 소추 의결서를 기준으로 하겠죠.

앞으로 변론 진행하면서 헌법재판관들이 대통령을 파면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텐데, 그걸 마치 형사 재판하듯이 내란죄가 성립이 돼서 양형을 어떻게 해야 되고 또 형사소송법상의 여러 증인 증거 채택에 엄격한 요건을 다 준수하려고 하다 보면 엄청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또 그건 그렇게 해서도 안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헌법 위반을 확인하는 정도로 해야죠.

헌법 기준으로 내란 행위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또 거기에 대한 책임의 문제 등까지 다 확인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형법에 내란죄가 있다고 하는 건 그런 죄를 저 범하지 말라고 하는 명령이지 범하라는 명령이에요? 범하지 말라고 하는 명령인데 범했으면 그게 법률 위반인 거예요. 그러니까 탄핵의 사유는 결국 헌법을 위반하거나 법률을 위반하거나 이 두 가지가 다 중요하죠. 그런데 그 가운데 헌법 위반만 가지고도 충분하면 그걸로도 파면 사유가 된다는 거고, 내란 행위와 관련한 부분까지 다 포기하겠다고 하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물고 늘어져서 땡깡 부리듯이 하는 건, 그냥 지연작전 아니면 국민적인 선동에 불과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어요."

- 그러면 언제쯤 결과가 나올까요?

"이번에 (정형식) 주심 재판관이라든가 이미선 재판관 등 수명 재판관의 두 번에 이르는 준비 기일 봤을 때 나름 헌법재판소는 이 상황을 굉장히 비상 상황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불필요하게 심판을 끌 것 같지 않아요. 문형배 재판관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게 되는 4월 18일 전인 2월 말에서 3월 중순쯤 결론 내지 않을까 생각해요."

- 만약에 결과 나왔는데 윤 대통령이 승복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법률가고 검찰총장과 대통령을 지낸 분인데 그 정도로 법 무시하고 또 최고 헌법기관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무시한다?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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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란 인터뷰 기사 연재하는 이영광입니다. 사회 이슈를 알기 쉽게 기사 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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