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오늘 경기도는 조기를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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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9.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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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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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회장 만나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 의지 밝혀... "오늘은 제2의 경술국치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도정열린회의에서 "대통령이 밝힌 역사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 경기도

"오늘 경기도는 조기를 내걸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오늘은 제2의 경술국치로 기억될 겁니다"라고 한탄하며 한 말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일제가 전쟁에서 패망했기 때문에 독립을 얻게 됐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발언을 전하며 "오늘 대통령이 온 국민 앞에서 한 말이다. 제 귀를 의심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어 "광복된 지 7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독립운동하듯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하는 현실이 참담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도정열린회의에서 "대통령이 밝힌 역사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김 지사는 "해방과 광복이 순국선열이나 독립투사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연합군 승리로 인한 것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대통령의) 역사관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독립전쟁을 해서 해방을 맞이하고 광복을 얻게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회의에 앞서 이종찬 광복회장을 예방해 경기도 독립기념관(도립) 건립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이종찬 회장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로 광복회의 큰 힘이 된다"고 평가하면서 광복회 안에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칭)를 만들어 입지 등을 경기도에 건의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동연 경기도지가 29일 이종찬 광복회장을 예방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이종찬 광복회장을 예방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 경기도

이종찬 광복회장 예방한 김동연 "제대로 된 역사 세우는 데 앞장서겠다"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이날 이종찬 광복회장을 만나 "최근 쪼개진 광복절 행사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이종찬 회장님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시고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셔서 든든했다"면서 "광복회장님의 올바른 역사관과 소신 있는 말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김 지사의 이종찬 회장 예방 배경과 관련 "8월 29일은 경술국치일이다. 하지만 광복 79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독립운동의 역사가 부정당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내년 광복회 지원 예산을 6억 원 삭감(32억 원->26억 원)키로 했고, 국가보훈부는 광복회 감사를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광복회 이외의 공법단체 추가지정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압박을 넘어 전방위적인 보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오늘 이종찬 광복회장을 예방했다"고 전했다.

이종찬 회장은 광복회관을 찾은 김동연 지사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김동연 지사는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지사님처럼 올바르게 판단하시는 분이 광복회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실제 광복회 경기지부가 가장 활동이 활발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날 김 지사에게 저서('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선물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9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도정열린회의에서 "대통령이 밝힌 역사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 경기도

강 대변인에 따르면, 이종찬 회장은 "요즘 여러 가지 일로 고민이 많은데 용기를 갖겠다. (경기도 독립기념관은) 문화적으로 오래 남겨야 한다"면서 광복회 안에 위원회를 만들어 입지 선정 등을 경기도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김 지사가 계셔서 행복하다"는 말도 했다.

광복회 간부들도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수도권에서는 너무 멀어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수도권에 최초로 독립기념관이 만들어진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독립기념관으로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 간부는 "천안의 독립기념관에는 역사를 왜곡해 온 독립관장이 들어왔기 때문에 새로운 독립기념관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참에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역사적 기틀을 만들겠다. 저희가 적극적으로 광복회 곁에서 함께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김동연 지사는 무장투쟁-독립의 열사 외에도 예술-언론-교육 등의 분야에서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독립운동과 유공자를 찾아내 선양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SNS를 통해 "이종찬 회장을 만나 경기도라도 제대로 된 역사를 세우고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경기도 독립기념관'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광복회가 적극 힘을 보태겠다는 든든한 말씀도 해주셨다. 나라도 역사도 거꾸로 가고 있지만, 경기도는 제대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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