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변하는 윤재순 총무비서관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관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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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이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해 "불법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했다. "등기가 안 되어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미등기 자체가 현행법 위반이라는 데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소요된 비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야권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오마이뉴스>는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동에 자리한 대통령실 관저가 불법으로 증축됐으며, 그 절차가 석연치 않은 점을 연속 보도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직접 나서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을 대통령 관저에 설치한 과정에도 여러 물음표가 나온다.
[관련기사]
[단독] 한남동 대통령 관저, 허가 없이 불법 추가 증축 의혹(https://omn.kr/29vvk)
[단독] 대통령 관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출품 정자 설치...미등기 상태(https://omn.kr/29wzs)
27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해당 사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과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대통령실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천하람 "사우나와 드레스룸이 중요 시설?"
▲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 질의하는 천하람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관해 질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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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의원은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향해 "올해 5월에 대통령 관저가 약 2평 정도 소규모로 증축이 됐다"라며 "5월 29일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께서 방문하셨을 때 윤석열 대통령 내외랑 관저에서 사진 찍으신 소형 한옥 맞느냐?"라고 물었다. 또 "김건희 여사께서 광주 디자인비엔날레에 가셔서 보시고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관저에 설치하신 모델 맞느냐?"라고도 물었다.
윤재순 비서관은 모두 이를 인정했다. 특히 "그곳(관저)에는 여러 국빈들도 방문하시고 오시는데, 한옥의 우수성이라든가 한국 전통문화, 거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홍보) 효과를 거두었다"라고 자평했다. "설치비 대비, 제가 예측건대, 수백 배의 어느 정도 효과는 거두었다"라고도 자평했다.
천 의원은 관저 증축과 관련해 "언론에 사우나와 드레스룸이라고 보도가 나오고 있다"라며 " 작년에 똑같이 국회 결산 심사를 받으실 때 대통령실은 '공사 계약의 공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라'는 지적을 받으셨다. 여기에 대해서 아직까지 후속조치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꼬집었다(관련 기사: [단독] 대통령 관저 '13평' 증축 공사, 드레스룸·사우나였다 https://omn.kr/29y5d).
"공개 기준이나 절차가 명확하게 마련된 것이 없다. 저희가 수의계약을 하셨는지 지명 경쟁 입찰을 했는지 검증을 해보려 해도 조달청에 문의하면 '대통령실에서 자료를 받으라'고 하고 대통령실에 문의하면 자료를 안 주시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심지어는 대통령실이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했는지 여부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러면 사실 저희가 결산 심사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도 지적했다.
천 의원은 연이어 "국가안보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비용이 아닐 것 아닌가? 경호처 비용도 아니고 대통령실에서 공사계약하는 것을 국회에 왜 못 밝히느냐?"라고 추궁했다.
윤재순 비서관은 "어떠한 공사에 대해서 어떻게 반려하고 무슨 내용을 했다는 부분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지금까지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비서실과 관저에 대한 공사 내역을 밝힌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통합방위법"을 거론하며 "적에 의하여 점령 또는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 안보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는 시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 의원은 "사우나와 드레스룸이 그렇게 중요 시설인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윤 비서관은 "(언론 보도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의 집무실, 대통령 비서실에 대해서 조각조각 정보가 모이면 상당한 정보가 생성이 된다. 그럴 경우에 적이라든지 불순세력들에게 그 정보가 누설됐을 경우에는 거기에 대해서 우려되는 부분은 감당하기 어렵다"라고 공개 불가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강유정 "누가 왜 설치했나?" 정진석 "대통령 관저가 많이 초라하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뒤늦게 국회에 출석하자, 마이크를 이어받은 강유정 의원은 "요즘 불법 증축 논란이 한창인데, 저 정자도 미등기 상태이더라"라며 "부동산 등기법 위반인데 소유주가 불분명하다는 이야기이다. 등기가 없으니까"라고 비판했다. "누가 왜 설치한 건가?"라는 질문에 정진석 비서실장은 "대통령 관저에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 저희 대통령 관저가 많이 초라하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래서 외부인들이 많이 오시고 그러니까 우리나라 전통의 어떤 건축물 이런 걸 보여드리고 싶어서 새로 설치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말씀하시는 그 작은 정자, 전통 한옥은 관할구청의 건축허가, 착공 신고, 준공까지 모두 마친 건축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그러니까 등기는 왜 안 하시는 건가?"라며 "미등기 건축물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소유권도 건축주한테 있는데, 그러면 대통령 관저 건축주는 누구인가?"라고 되물었다. "건축물과 관련된 신고나 허가 책임은 건축주에게 있다"라며 "관저 위치한 대지의 주인은 국가이다. 국가 소유이다. 그리고 건물에 대한 관리 주체가 대통령실로 되어 있다. 최고 책임자 정진석 비서실장 맞으시지 않느냐?"라는 지적이었다.
그가 "그러니까 이거 지금 등기 안 해서 불법 증축물 관리 신고 안 한 셈인데, 왜 안 하셨느냐?"라고 연이어 묻자, 정 실장은 "지금 관련 법령에 따라서 현재 건축물 대장 등재 협의 단계에 있다. 그래서 등재가 완료된 이후에 1개월 이내에 등기를 신청하면 종료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들은 하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서류상 확인이 다 불가능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이게 언제 설치됐길래 아직까지도 등기가 안 됐느냐?"라며 "'등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시는데 관저 건물 신고 관리 법적 책임 다 누구한테 있다고 보면 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정 실장은 "지금 위법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라는 취지의 답만 반복했다.
"불법 증축? 신고하고 등기만 안 됐을 뿐"
▲ 굳은 표정의 정진석 비서실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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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해당 정자를 "아원고택으로부터 구입한 내역이 없다"라며 "아원고택으로부터 정자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 그게 시설 설계하고 시공 비용이 8천만 원으로 되어 있는데, 이게 구입을 한 건가?"라고 질문했다.
정진석 실장은 윤재순 총무비서관에게 상세한 설명을 넘겼다. 윤 비서관은 "저게 소형 건축물은 맞다. 그런데 건축물을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려면 관할구청의 건축물 대장에 등재가 되어야 된다"라며 "그래서 현재 관할구청에서 그러한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재차 해명했다. 또한 소요 비용 역시 "전체 포함된 총괄 금액" 8000만 원만 인정했을 뿐, "세부 내역을 밝히기는 어렵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강 의원이 "그게 말이 되느냐?"라고 따져 묻자, 윤 비서관은 "계약의 구체적인 부분을 밝힌 적은 역대 정부에서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저게 왜 불법 증축인가? 신고하고 등기만 안 됐다 뿐"이라고도 항변했다. "비엔날레 전시가 끝나면 사실은 저게 굉장히 좀 덩치가 좀 있는 부분이다. 사실은 처치 곤란"이라며 작품을 관저로 이전 설치하게 된 경위도 강조했다.
강 의원과 윤 비서관 사이에 언성이 높아지자, 정 실장은 "과거 정부에도 예를 들어서 청와대 대통령실 자체가, 대통령 관저 자체가 '가급' 국가 중요 시설이자 대통령 경호구역으로 돼 있기 때문에 철저한 보안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공사 세부 내역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구체적인 내역을 밝힌 바가 없다. 그 점을 양지해 주시면 고맙겠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