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MBC에 부끄러운 사람", 이진숙 "동의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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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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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후보 청문회] MBC 기자 출신 의원과 후보자 간 공방 "이 자리 몹시 거북"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5.18을 폭도들의 선동에 의해서 일어난 사태라는 글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것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MBC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MBC 후배 기자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보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소리는 떨렸다. 평소 막힘없이 질의를 이어가던 정 의원의 모습이 아니었다. 

24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정 의원은 "MBC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다,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 기자였다"라면서 "그래서 이 자리가 몹시 거북하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진숙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것은 크게 두 번이다, 한 번은 바그다드에서 종군 기자로 활약할 때, 또 한 번은 이명박 정부 시절 MBC 후배 기자들을 유배 보내고 노조를 탄압했던 방송 장악의 선봉대가 됐을 때"라면서 "어떤 것이 이진숙의 본질인가, 저는 혼란스럽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5·18이 폭도들의 선동에 의해 일어난 사태라는 글에 공감을 표시했다, 후보자 개인은 장관급 공직자 후보로서 가치관과 세계관, 역사관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면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마음 속으로 긍정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 법에는"이라고 하자 정 의원은 말을 끊고 "본인의 생각을 묻는다, 본인의 마음속을 묻는다"라고 했다. 

이 후보자가 "정 선배라고 불렀던 정 위원님께 말씀드리면"이라고 하자 정 의원은 "5·18에 대해 답하라"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역할을 했던 사건"이라고 답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 정동영 "MBC에 부끄러운 사람", 이진숙 "동의 안 해" ⓒ 유성호

 

정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MBC가 겪었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5·18 당시에 광주 MBC가 불탔다. MBC 뉴스데스크가 광주 시민을 폭도라고 보도한 데 격분한 광주 시민들이 광주 MBC를 불태웠다"라며 "역사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신군부에 대해 시민들의 정당한 저항권 행사라고 규정하고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당시 광주에 내려가서 현장을 취재했던 MBC 기자였다, 내가 보고 듣고 취재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라면서 "MBC 보도국에서 아침 편집회의가 열렸다, 한 간부가 광주시민을 폭도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며칠 뒤 그 간부는 계엄사에 끌려갔다. 그리고 감옥에 보내졌다"라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MBC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라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한숨을 삼키며 말을 다시 이어간 정 의원은 "MBC를 빛낸 사람들이 있었고, MBC를 부끄럽게 한 내부자들이 있었다"라면서 "지금 이진숙이라는 이름은 MBC 역사에 부끄러운 사람들, 그 맨 꼭대기 위로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정 의원은 "후보자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긴 글을 적었다. 좌파는 선전·선동에 강하다는 제목의 글, 말미에 MBC가 청년들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고 적었다"라면서 "특정 세력에 의해서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태원 참사가 기획됐다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발언 시간이 다할 무렵, 정 의원은 나치 '괴벨스'의 발언인 '언론은 정부 손 안의 피아노'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괴벨스는 600만 유대인을 학살로 몰아넣은 주범이고 수천 만 인류를 희생시킨 최악의 위험한 인물이었다"라면서 "지금 이진숙이라는 인물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의 사고 방식, 세계관, 가치관이 5·18에 대한 인식이(위험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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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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