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들 국민의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되어 당기를 받은 뒤 인요한, 김민전, 장동혁, 김재원, 진종오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간첩은 곧 전라북도라는,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라북도민을 '간첩'으로 간주하는 듯한 지역 비하 발언이 나온 가운데, 전북 전주 출신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일에 대해 전북도민들에게 엎드려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의원은 이 사안이 전북도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보고 국민의힘을 상대로 고발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간첩, 전라북도 비하 발언이 나왔다"라며 "도저히 이 발언만큼은 넘어갈 수 없다고 생각해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번 논란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사회를 맡았던 김병찬 전 KBS 아나운서와 양종아 광주 북구을 당협위원장이 주고받던 대화 중에 나왔다.
김병찬 전 아나운서 = 지금까지 박수를 치지 않은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분들은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어떤 간첩이라든가.
양종아 당협위원장 = 아 그래요? 전라북도? 따로 해야 되나요?
김병찬 전 아나운서 = 전라북도 박수 쳐보세요.
김 전 아나운서가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기 위해 박수 치지 않은 사람을 '간첩'으로 묘사하자, 양 당협위원장이 갑자기 '전라북도'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한 의원은 "'수상한 간첩, 간첩은 곧 전라북도'라는 뼛속까지 잘못된 인식을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정신머리로 총선을 치렀기 때문에 총선에서 폭망한 것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총선 직후 자신의 당을 수습하려는 전당대회에서 이런 헛소리를 해댄 것"이라고 비난했다.
▲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 유성호 |
전라북도 전주 출신인 한 의원은 "국민의힘 측은 저에게도 간첩이라고 얘기하는 거냐"며 "전북민들을 이렇게 비하하고도 어떤 한 마디의 사과도 없다. 전북도민들을 향해 국민의힘은 엎드려 사죄부터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일 이 일을 어영부영 넘어간다면 앞으로 닥칠 일들에 대해 단단히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엄포까지 놓았다.
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행자가 제정신이 아니고 이를 본 국민의힘이 당 차원에서 사과를 먼저 해야 하는데 당 대표 최고위원 출마자까지 모두 앉아있는 상황에서 웃고 있었다"라며 "전라북도를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시각을 오늘 보여준 것이다. '(전라북도민을) 상종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전라북도민들과 함께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비하' 논란이 일자 김 전 아나운서는 전당대회 진행 도중 "일부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 꼭 말씀드리고 싶다. 아까 빗길에 어디서 오셨냐,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 서울 다 함께했다"며 "그런데 일부 지역(을 언급한 게) 지역감정 혹은 어떤 세력을 앞뒤를 정하냐는 오해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잡기로 한다"고 해명했다.
또 "여러분께 즐거움을 넉넉하게 드리기 위해 박수를 안 친 분들은 다른 데서 올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러신(오해하신) 분들이 있을까 봐 (이야기한다)"고 말을 줄였다. 이에 대해 양 당협위원장은 "불편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