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 로비' 공익제보자 "VIP 녹취 공개한 이유는..."

입력
수정2024.07.18. 오전 10:21
기사원문
임병도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박정훈 대령 변호인 김규현, 방송에 나와 밝힌 사건 전말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공익신고자 김규현 변호사의 인터뷰 모습
ⓒ JTBC 뉴스룸 갈무리

 

해병대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 의혹 공익신고자가 방송에 나와 "그분이 입을 열면 영부인까지 다칠 수 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겨 줬습니다. 

공익신고자는 김규현 변호사로 김 변호사는 17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의혹의 시작이었던 단톡방 구성원들과의 인연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공범 이종호씨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주 독립언론 <길바닥저널리스트>와도 사전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김 변호사가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밝힌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용산에서 이종호를 굉장히 신경 써주고 있다고 하더라" 

- 해병대 골프방에 있던 사람들과 어떻게 알게 됐나 

김규현 변호사는 검사를 그만두고 변호사를 개업하면서 해병대 선배 소개로 포항에서 열린 해병대 상륙작전 참관 행사에 갔다가 이종호 전 대표와 해병대 출신 사업가들을 처음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 이종호 전 대표는 녹취 속 VIP는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게 맞지만 구명로비 자체는 과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로비가 진행됐나. 

김 변호사는 "일반적인 허세였다면 그냥 끝냈겠지만 당시 통화나 상황, 내용과 태도, 표현을 보면 제게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게 다가와 믿을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몇 달이 지나서도 그분이 전화를 해서 '너는 성근이를 안 만났었나'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자기가 괜히 거기에 개입됐다고 후회 섞인 말까지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 이종호 전 대표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은?

김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됐다가 유죄 판결까지 받았기 때문에 김 여사와 친분이 있다는 건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김 변호사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검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씨에게 이 전 대표에 대해 물었고 당시 송씨는 '그런데 그분 그 사람이 지금 입을 열면 영부인까지 다칠 수 있다는 거 아니야? 그렇기 때문에 용산에서 굉장히 지금 신경을 써주고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합니다. 

- 김건희 여사 관련 또 다른 이야기가 있나. 

김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우리가 대통령 하고 김건희 여사를 결혼시켜줬다. 중매를 시켜주었라는 말도 했다"라면서 "김 여사의 활동 상황, 수행하는 사람의 실명까지 거론하면서 얘기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 이 전 대표는 최근 10년 동안 김 여사에게 연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그쪽(김 여사)과의 친분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했기 때문에 저희는(구성원들) 당연히 그쪽이랑 연락이 된다고 그렇게 인식을 했다"라면서 "10년이나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보이지는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령 변호와 공익신고 상충하지 않아"
   
 해병대예비역연대 김규현 변호사가 지난 6월 2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앞에서 열린 '못다핀 꽃 한 송이, 채해병을 살려내라! 해병대원 순직 및 수사외압 사건 특검법, 국정조사 촉구 범국민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 국민의힘에선 사전 공작이라는 의혹도 주장한다. 왜 지금에 와서 공익신고를 했나?

김 변호사는 구성원들과의 친분 때문에 밝히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전 대표와 (해병대) 선배들과의 의리와 동시에 채 해병 진실 사이에서 1년 동안 갈등을 해왔고, 심지어 박정훈 대령에게도 숨기고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특검이 빨리 진행되고 수사가 진척되면 자연스럽게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진상이 밝혀지지 않아 괴로웠고 더는 유가족과 박정훈 대령을 외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면서 채 해병과 유가족, 박정훈 대령께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

김 변호사는 믿을 수 있는 기관이 공수처라는 생각에 녹취 등 관련 자료를 공수처에 전부 제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수처에서 조사받던 방에 있던 검사가 과거의 이 전 대표 변호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사관들로부터 "우리들은 열심히 수사를 하려고 하는데, 외압과 수사 방해가 있다. 하고 싶어도 열심히 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 이것 때문에 국회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려고 생각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공수처 수사도 이제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 박정훈 대령 변호를 하면서 공익신고자로 활동할 수 있나?

김 변호사는 "제보자이면서 동시에 수사를 하는 위치에 있다면 그럴 수(이해충돌) 있겠지만 이 사건은 채 해병 순직 사건 일어나기 전부터 알았던 사람들과의 일이고 친분이 있는 기자나 아는 사람들에게 얘기한 것도 변호인이 아닐 때 했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박정훈 대령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는 그런 변호 활동하고는 이것이(공익신고)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오히려 같은 방향성을 가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는 이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박정훈 대령의 억울함에 더 공감해서 그분을 더 도와드리고 싶어서 이 활동을 시작한 부분도 분명히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어떤 형태로건 박정훈 대령을 끝까지 도와드리겠다는 그 마음은 변치 않고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저를 죽여버릴 것이라고 했다는 말도 들었다" 
 
 독립언론 '길바닥저널리스트'와 인터뷰 하는 김규현 변호사
ⓒ 유튜브 갈무리

 
김규현 변호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하기 전에 <길바닥저널리스트>와 먼저 인터뷰를 했는데 "공익신고자 신분이라 신상을 공개할 생각은 없지만 혹시나 공개했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녹화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녹음파일은 제가 무덤까지 가지고 가려고 했는데 <동아일보>가 공수처를 먼저 취재해서 기사를 내보냈다"면서 "지금 심정이 복잡하고 협박 메시지도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는 분을 통해서 누군가가 저를 죽여버릴 것이라고 했다는 말도 들었고, 발신번호 표시 제한 등 모르는 전화가 굉장히 많이 온다"고 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저에 대한 음해와 공격을 예상하지 못해 당황했다"면서 "가족들이 해코지 당하지 않을까 무섭고 위축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채 상병 부모님과 박정훈 대령, 해병대예비역연대를 지켜보고 난 뒤에 하는 양심고백"이라며 "제가 제보를 한 것은 수사기관에서 진실을 밝혀주길 바라서"라고 밝혔습니다.  

김규현 변호사는 병 1043기로 해병대 제1사단에서 근무하다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습니다. 제8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후 2019년 검사로 임용됐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사직하고 변호사로 활동했습니다. 채 상병 사건 이후 박정훈 대령 변호인, 해병대예비역연대 법률 자문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과 시위에 참여했고, 이종호 전 대표 관련 증거를 제보했습니다. 

기자 프로필

대통령과 영부인, 여당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들이 어떤 기사를 쓰는지도 꼼꼼하게 챙깁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