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도 참전... 김건희와 57분 통화 폭로 "사과 의향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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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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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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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의 이중 플레이? '영부인 사과 불가론' 문자도 전파... 여론조사는 여전히 '어대한'"나한테 주변 핑계를 댔지만, 사실 본인(김건희)도 사과할 의향이 없었다는 이야기." -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에게 보냈다는 5건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정치판을 뒤흔드는 가운데, 용산 대통령실은 물론이고 김건희 여사 본인도 사과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직접 사과할 의사가 있었는지를 두고 전당대회 후보들 간 '문해력 테스트' 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동훈 후보의 여론조사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진중권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 왜 180도 바뀌었나"
  
 2021년 5월 21일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 전문가모임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상식, 상임대표 정용상) 창립토론회에서 기조발제하고 있다.
ⓒ 권우성

해외 체류 중인 진중권 교수는 10일 이른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복수의 게시물을 올렸다. 하나는 본인이 김건희 여사와 57분 동안 직접 통화했다는 내용이다. 진 교수는 "내가 '(김 여사의 문자를) 직접 확인했다'고 한 것은 이 사안에 대해 사건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들었다는 이야기"라며 "지난 총선 직후 거의 2년 만에 김 여사한테 전화가 왔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 나오는 얘기, 이미 그때 다 나왔다"라며 "그런데 지금 친윤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내가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라며 "자신은 사과할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한번 사과를 하면 앞으로 계속 사과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정권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논리"였다는 것.
 
진 교수는 "당시만 해도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두 달 사이에 그 동네의 말이 180도로 확 바뀐 것"이라며 "사과를 못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그러니 어이가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여사께 묻는다. 제가 지금 한 말 중에 사실에 어긋나는 내용이 있나?"라며 "그런데 왜 지금 180도 물구나무 선 이야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 이후 다른 포스팅에서는 JTBC의 리포트를 공유하면서 "이렇게 금방 들통날 것을… 결국 나한테 주변 핑계 댔지만, 사실 본인도 사과할 의향이 없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게 메시지를 보낸 날 중 하나인 지난 1월 19일, 정작 주변 여권 인사들에게는 "영부인이 사과하면 민주당이 들개들처럼 물어뜯을 것"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는 게 JTBC 보도의 골자이다. 이 메시지는 1월 이용 국회의원이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공유해 이미 당시에도 기사화되며 논란이 일었던 내용이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김건희 여사는 한동훈 후보에게는 사과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메시지를 보내놓고, 같은 시기에 정작 여권 인사들에게는 보수 성향 유튜브에서 제기하고 있는 '영부인 사과 불가론'을 전파하면서 '이중 플레이'에 나선 셈이다. 해당 메시지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파된 경로 역시 김건희 여사가 시발점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김 여사가 '친윤' 이용 의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이용 전 의원이 이를 재유포한 모양새다.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은 '사과 필요 없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전날(9일) 있었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들의 첫 TV토론에서 한동훈 후보는 "저는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안다. 여사께서는 사과할 의사가 없으셨다"라고 강조했다(관련기사: "그만 싸우자" 원희룡 vs. "사과 먼저" 한동훈... 의외의 승자는 나경원?).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쏟아졌는데도 한 후보는 "여사께서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여사 이슈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라며 윤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있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을 상세히 다 알려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면서도 "충분한 방식으로 대통령실과 소통했다. (윤석열) 대통령 입장은 '사과가 필요 없다'고 하셨다"라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 역시 사과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본인이 김건희 여사의 모호한 메시지에 답장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문자 답장을 안 한 문제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속어를 섞어 가며 한동훈 후보에게 직접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추측이 여의도에 돌았다. 김건희 여사의 25일 문자에도 "대통령께서 지난 일에 큰 소리로 역정을 내셔서 마음 상하셨을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면서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아예 <한겨레>는 이날 친윤계 의원들이 윤 대통령에게 한동훈 후보와의 화해를 건의했으나, 윤 대통령이 "이런 XX인데, 어떻게 믿느냐"라는 취지로 격노했다고 보도했다. 애초에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 눈높이"를 언급하며 김건희 여사의 사과 여부를 두고 당정 갈등이 촉발됐고, 한동훈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문자에 답장하지 않으면서 '윤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 흐름이다.
 
한동훈, 문자 파동에도 여전히 오차범위 밖 압도적 1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원희룡,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방송토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03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에 한정(1074명)해 당 대표 적합도를 물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해당 조사에서 한동훈 후보를 선택한 답변은 45%였다. 2위인 원희룡 후보는 11%로, 오차범위를 넘어서 압도적인 차이였다. 3위는 8%인 나경원 후보였고, 윤상현 후보는 1%로 나왔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만 좁혀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격차는 더 벌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층 중 61%가 한동훈 후보가 가장 당 대표에 적합하다고 응답했고, 원희룡 후보를 고른 이들은 14%였다. 나경원 후보는 9%였다.
 
특히 이날 발표된 조사는 지난 7일과 8일 이틀 동안 시행된 것이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한동훈 후보가 소위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음)'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게 4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였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TV조선 등이 5건의 문자 전문을 공개한 게 8일 오후인만큼 해당 이슈가 완전히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때는 이미 지지층이 관련 사안을 충분히 인식하고, 거세게 불이 붙고 있는 시점이었다.
 
김건희 여사의 문자 파동의 여진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앞으로의 여론조사에서도 한동훈 후보가 1위를 굳건히 지킬지 관심이 모인다.

인용한 여론조사는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로 응답률은 11.5%였다.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면접조사 100%로 실시됐으며,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휴대전화 가상번호 내 무작위 추출을 통해 응답자를 선정했다. 2024년 6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으로 가중치(셀)를 부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였다. 국민의힘 지지층 및 무당층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3.0%p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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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강력하고 아름다운 지침이 있었죠. 연극이 있었고 책이 있었고 신문이 있었고."<보도지침>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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