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표정 짓고 감정 표현하는 휴머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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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피부 배양해 로봇에 이식… 사람 말에 반응해 표정 짓는 훈련도

인간과 비슷한 표정을 짓는 로봇. [엔지니어드 아츠 제공]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로봇을 인간과 흡사한 모습으로 만드는 휴머노이드 기술 또한 크게 향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 피부 조직을 인위적으로 배양해 로봇 얼굴을 만드는 기술까지 나왔다. 사람의 피부와 표정을 좀 더 섬세하게 구현해 로봇이 인간 생활에 더욱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바야흐로 로봇이 표정을 짓고 감정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최근 로이터에 공개된 중국 엑스로봇(EX-robots) 공장 내부를 보면 젊은 여성부터 수염이 하얗게 샌 노인까지 사람의 얼굴을 본뜬 실리콘 마스크들이 벽에 걸려 있다. 마치 영화 속 특수 분장 재료 같지만 이것들은 모두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이다. 사람과 유사한 얼굴로 감정을 표현하고 표정을 지으면서 인간의 작업이나 일상에 좀 더 자연스럽게 접근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사람 얼굴 닮은 중국 엑스로봇
사람 얼굴을 정교하게 표현한 엑스로봇. [유튜브 채널 글로벌 뉴스 캡처]
리보양 엑스로봇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를 통해 “우리는 표정과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도록 가르치는 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다중 모드로 주변 환경을 분석하고 정확한 얼굴 피드백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중 모드 AI는 터치, 소리, 텍스트나 비디오 등 다양한 신호 유형을 인지한다. 이를 통해 AI가 사람의 얼굴 표정과 감정을 분석한 뒤 다시 적절한 표정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로봇 얼굴을 사람과 유사하게 만드는 요소는 인간과 닮은 표정을 짓는 기술이다. 이는 AI와 로봇공학의 융합을 통해 가능하다. AI는 머신러닝에 기반해 얼굴 표정과 감정에 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훈련하고, 센서가 인간 표정 정보를 처리해 적절한 반응이 무엇인지 판단한다. 그리고 얼굴에 이식된 작은 모터를 조절해 표정을 짓는다. 로봇 피부는 유연한 실리콘 재질이 덮고 있으며, 그 내부에는 작은 모터 수십 개가 배치돼 있다. 눈과 입을 움직여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은 얼굴 특징은 모두 모터에 의해 제어된다.

엑스로봇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은 2주에서 한 달 안에 만들 수 있으며, 로봇 가격대는 2억8000만~3억8000만 원이다. 지금까지는 박물관 전시를 위해 제작돼왔으나 향후 교육 및 의료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리보양 CEO는 “이 로봇들이 향후 정신과 상담이나 기타 정신 질환 치료에 활용되길 바란다”면서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정신적 상호작용이 필요한 서비스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 표정도 예측 가능
인간 표정을 모방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 ‘에모’. [미국 컬럼비아대 제공]
호드 립슨 미국 컬럼비아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AI 모델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해 사람 얼굴 표정을 예측하고 이를 모방하는 ‘에모(Emo)’라는 로봇을 만들었다. 에모에 적용된 AI 모델은 사람 얼굴에서 미묘한 변화를 분석해 표정을 예측하고 원하는 얼굴 표정을 사용하기 위한 운동 명령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에모는 사람이 미소 짓기 약 0.9초 전 미소를 지을지 예측하고 이에 맞춰 스스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두 눈의 동공에는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돼 있으며, 머리는 자석으로 부착된 23개의 별도 모터가 있는 유연한 플라스틱 피부로 만들었다. 내부에는 두 가지 신경이 적용돼 있다. 하나는 사람 얼굴을 보고 표정을 예측하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얼굴에서 표정을 생성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이 로봇은 사람 얼굴을 보고 예측할 수 있도록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훈련됐으며, 자신의 얼굴로 표정을 생성하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얼굴 동작을 연습해왔다. 연구진은 궁극적으로 에모 기술이 더 실제 같은 느낌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로봇이 할 수 있는 표현의 범위를 늘리고, 단순히 사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 말에 반응해 표정을 짓도록 훈련시킬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후유항 박사는 컬럼비아대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인간과 로봇 사이의 신뢰 구축을 위한 HRI(Human-Robot Interaction·인간 로봇 상호작용) 혁명”이라며 “미래에는 로봇과 상호작용할 때 로봇이 실제 사람처럼 얼굴 표정을 관찰하고 해석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봇 얼굴을 사람답게 만드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피부’다. 로봇 피부는 단단한 재질에서 유연한 재질로 변화돼왔다. 단단한 재질은 섬세한 얼굴 생김새나 표정을 표현하기 어렵고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도 한계가 있다. 이에 실리콘 같은 유연한 재질이 선호되는 추세다. 그러나 실리콘으로 만든 로봇 얼굴은 때로 ‘불쾌한 골짜기’를 느끼게끔 한다. 불쾌한 골짜기란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수록 불쾌감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최근 불쾌한 골짜기가 절정에 달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피부를 더 인간처럼 만들고자 아예 인공으로 피부를 배양하는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로봇에 인간 피부 이식
사람 피부를 배양해 로봇에 부착한 사례. [일본 도교대 제공]
일본 도쿄대에서 바이오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연구하는 다케우치 쇼지 교수팀은 실험실에서 인간의 피부 세포 샘플을 배양해 아크릴 기반 수지로 만든 로봇 얼굴에 부착했다.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공학적 피부 조직’을 만드는 방식은 배양육을 개발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그렇게 탄생한 로봇 얼굴은 기괴한 핑크색 물질로 형상화돼 있다. 이 로봇은 피부가 손상되면 스스로 치료하는 자가 치료도 가능하다. 촉각이나 온도 변화, 또는 기타 외부 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 없다. 인체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계와 달리 로봇의 전자장치는 센서에 전원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은 시간과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혈관, 신경, 땀샘, 피지선, 모낭 등 필수 구성요소를 점진적으로 구성해 실제와 거의 흡사한 피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저널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소개됐다.

왕이판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기계 및 항공우주공학부 조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전통적인 강성 로봇에 부드러운 생물학적 피부를 적용해 인간과 더욱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로봇이 인간을 감지하고 안전하게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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