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개막 사흘 만에 관람객 23만8000여 명이 몰렸다. 필자는 프레스 행사가 열린 6월 27일 미리 방문해 행사장 곳곳을 둘러봤다. 장마가 시작될 즈음이라 그런지 해운대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고, 벡스코 전시장 입구 앞 야외 광장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때문인데, 한국자동차튜너협회가 마련한 철제 구조물로 제작된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튜닝된 4륜구동 차량들이 높은 경사를 오르내렸고, 다른 부지에서는 차량이 장애물 사이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짐카나 경주가 열렸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르노, BMW, 미니, 어울림 등 국내외 7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해 규모는 작은 편이었지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마련해 관람객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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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열 시트는 회전 가능하며, 대화면 가변 디스플레이와 천장에 펼쳐지는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극장과도 같은 실내를 구현했다. 빈티지 가죽 시트와 우드 소재로 마감한 바닥, 고품질 오디오 시스템 등도 갖췄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럭셔리’를 지향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고성능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현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으며, 이러한 바람을 담은 ‘제네시스 엑스 그란 레이서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를 선보였다. 디지털 레이싱 게임용 차량으로,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을 활용한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 형상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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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부스도 반응이 뜨거웠다. 긴 시간 공들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선보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의 중형 SUV로, 넓은 2열 공간과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가 강점으로 꼽힌다. 휠베이스가 2820㎜에 달해 동급 최대 수준인 320㎜의 레그룸을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는 12.3인치 클러스터, 센터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성됐으며,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감상과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고,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5G 데이터가 5년간 무상 제공된다.
완성차 부스 외에도 유튜버 ‘압구정시골쥐’ 부스는 희귀한 클래식카 여러 대가 전시돼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고, 관람객의 인증 사진도 이어졌다. 국산 수제 슈퍼카 브랜드 어울림모터스는 12년 만에 스피라 후속작 ‘SC24’를 공개했다.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미드십 차량으로, 풀 카본 보디를 사용해 스피라보다 180㎏ 가볍고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초대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시작도, 운영도 쉽지 않은 행사다. 참가 브랜드가 줄어 볼거리가 적고, “넥스트 모빌리티, 세상의 중심이 되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만큼 혁신적인 미래 모습이 다소 부족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야외 행사도 우천과 강풍으로 취소됐다. 우려 속에서 시작된 행사지만 그럼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흥행이 이어졌다. 모터쇼가 사라진다곤 하지만 자동차 박람회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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