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7979만 달러(약 5216억8000만 원).’
6월 1~12일 국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엔비디아 주식 규모다(한국예탁결제원). 이 기간 전체 미국 주식 투자금(5억4518만 달러·약 7488억6000만 원)의 70%에 달하는 비중으로, 가장 많이 매수한 단일 종목이기도 하다. 개인투자자가 엔비디아를 이처럼 대량 매수한 배경엔 6월 10일(현지 시간) 거래부터 적용된 엔비디아 주식 액면분할이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기존 주식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통상 액면분할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에 추가 상승 기대감이 서학개미 투심을 자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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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선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독점하고 있고, 최근 시장 상황이 엔비디아에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9일(현지 시간) “아시아와 중동, 유럽 국가들이 자국 AI 컴퓨팅 시설 구축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며 “이는 엔비디아에 빠르게 성장하는 매출원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도 같은 이유로 “엔비디아 주가가 2년 내 또다시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브스는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 1년마다 차세대 칩을 공개한다는 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세계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 등을 추가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액면분할 후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35달러로, 바클레이스는 120달러에서 145달러로,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은 110달러에서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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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엔비디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과거 아마존, 애플, 테슬라 등의 액면분할을 돌이켜보면 단기 조정을 받은 사례가 많았다”면서 “액면분할은 장기적으론 기업가치를 따라 주가를 끌어올리지만 직후엔 차익실현 매물 등 요인으로 급락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염 이사는 “엔비디아는 워낙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 결국 주가가 오를 테지만, 마찬가지로 장단기 전망은 따로 봐야 한다”며 “너무 흥분하지 말고 한 차례 조정을 기다렸다가 매수하기를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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