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생각해보자. 소리가 비교적 적게 새나가는 밀폐된 공간이면서 사방이 유리창으로 둘러싸여 개방감이 느껴지는 약 6.6㎡(2평)짜리 공간이 얼마나 될까. 시트는 장시간 앉아서 음악을 들어도 편안하고, 나만의 공간이라는 자유로움은 음악 선곡이나 볼륨 크기에 연연하지 않게 만든다. 주행 시에는 음악이 고속 질주의 짜릿함을 배가하고, 주행 상황이나 분위기에 맞는 적절한 선곡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완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카오디오는 자동차의 편의 기능 중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최근 자동차 인테리어의 품질이 향상되고, 차 안에서 경험이 중요하게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고급 오디오 브랜드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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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는 보기 드문 브랜드를 적용해 오디오 애호가를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 지프의 플래그십 SUV인 그랜드 체로키 L에는 매킨토시가 탑재돼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매킨토시는 70년 이상 된 럭셔리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다. 은은한 광택이 흐르는 피아노 검정 바탕에 파란빛이 상징으로, 차량 디스플레이에도 매킨토시 특유의 디자인이 정확히 표현됐다. 차량에 설치된 매킨토시 오디오 시스템은 총 19개 스피커로 구성됐으며, 궁극의 서라운드를 구현하고자 차량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됐다. 베이스는 10인치 서브우퍼가 맡아 소리 질감을 고급스럽게 표현한다. 무엇보다 값비싼 매킨토시 오디오 시스템으로 오디오 애호가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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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개수로 몰입감을 극대화한 경우도 있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은 2014년부터 레벨 울티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차량에 높은 수준의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왔다. 지난해 공개된 올-뉴 링컨 노틸러스에는 ‘레벨 울티마 3D 오디오 시스템’이 탑재됐는데, 이 시스템은 스피커 28개로 구성돼 차량 내 어느 좌석에도 콘서트장에 온 듯한 풍부한 사운드를 전달한다. 콘서트장 분위기는 청취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로 손쉽게 사운드 질감을 변경하는 건 최신 프리미엄 카오디오의 특징이다.
비트는 온몸으로 받아야 제맛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매틱의 앞좌석 등받이에는 익사이터라는 음향 공명 변화기가 탑재됐는데, 이는 음악의 공명을 등으로 느끼는 4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다. 물론 귀로도 느낄 수 있다. 730W 출력을 발휘하는 스피커 17개가 차량 곳곳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GV70의 뱅앤드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은 차량 내에 사운드를 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운드의 소스를 파악하고 재구성해 정교한 멀티채널 사운드 스테이지로 만든다.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은 10단계로 나뉘며, 단계별로 맞춤 서라운드 사운드 설정이 가능하다. 또한 16개의 스피커로 구성돼 있고, 프런트의 3웨이(3-Way) 스피커가 조화로운 사운드를 제공하며, 차량 공간의 넓은 음장을 통해 안정된 공간감을 선사한다. 대시보드의 멀티 코어 센터 스피커는 좌우 스피커와 안정적인 사운드 블렌딩을 제공해 음장을 끌어올린다. 앞좌석 아래의 듀얼 서브우퍼는 좌우 프런트 도어 우퍼와 조화를 이루면서 저음역대의 펀치감을 강화한다. 각 좌석에 배치된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 스피커, 서라운드 스피커는 모든 영역의 사운드를 고르게 조합해 섬세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전달한다. 특히 소리를 조정하는 방법이 직관적인데, 이퀄라이저보다는 ‘밝음’ ‘활동적’ ‘편안함’ ‘따뜻함’ 등 4개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여러 요소를 결합해 설정하는 식이다. 또한 극장과 같은 실감 나는 사운드를 제공해 OST를 자주 듣는 운전자에게는 큰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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