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가 7월 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제출하는 행정지도 조치 보고서에 네이버 지분 매각 내용이 담기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실이 5월 14일 브리핑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올해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조치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대통령실이 조치 내용에 네이버 지분 매각이 포함되지 않을 거라고 밝히며 앞서 제기된 ‘일본의 라인 강탈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다만 네이버는 일본 정부의 압박 전부터 라인야후 합작 파트너인 소프트뱅크와 불협화음을 낸 것으로 알려져 향후 라인야후의 경영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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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업계에선 라인야후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네이버를 향한 일본 정부의 압박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5월 16일 전화 통화에서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를 일본 것으로 만들기 위해 한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관계가 이미 오래전부터 삐걱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예상된 파국”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경영 통합은 네이버에 독이 됐다. 통합 당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각각 50%씩 지분을 출자해 합작사 A홀딩스를 세웠다. A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100% 자회사로 둔 Z홀딩스 지분 65.3%를 보유하는 방식이었다(그래픽 참조). 이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라인과 야후재팬에 대한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기로 합의했고, 네이버는 라인을 일본 증시에서 상장폐지한 뒤 Z홀딩스 밑으로 편입시켜 사실상 경영권을 잃었다. 한일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불거지는 ‘라인 국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네이버의 궁여지책이었다. 네이버는 경영권을 내놓는 대신 기술개발을 주도하기로 했지만 라인 이외에 추가 기술 협력은 없었다. A홀딩스 이사회가 3 대 2 구도로 소프트뱅크 입장을 대변하게 꾸려지면서 네이버의 기술 협력 계획이 모두 무산된 것이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최고경영자(CEO)는 5월 9일 “이미 A홀딩스를 소프트뱅크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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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정현 학장은 “애초에 네이버가 소프트뱅크를 믿고 라인 경영권을 넘긴 게 실수였다”면서 “일단은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를 압박해 헐값에 지분을 매각하게 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하지만 네이버가 지분을 넘기지 않더라도 앞으로 라인야후를 두 기업이 함께 경영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위 학장은 “지금으로선 일본의 강탈 시도를 방어하고 난 뒤 제대로 된 가격에 라인야후 지분을 파는 게 네이버 입장에서 제일 나은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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