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제조업체 강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10년 만에 자사의 주력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업그레이드해 발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4월 17일 유튜브에 공개한 ‘뉴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로봇은 바닥에 엎드려 누운 채 다리를 엉덩이 옆으로 구부린다. 그다음 고관절을 완전히 회전하고 힘을 가해 일어서는 동작을 한다. 또한 카메라를 향해 머리를 360도 돌리는 것은 물론, 검정 유리 스크린으로 덮인 얼굴로 렌즈를 바라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뉴 아틀라스는 지난 10년간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차세대 로봇공학자들에게 영감을 준 ‘아틀라스’ 로봇의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은 새로운 버전”이라며 “어려운 과제를 해결할 유능한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뉴 아틀라스 외형은 갑옷처럼 두꺼운 몸통과 노출된 케이블이 없어 날렵해 보인다. 특히 머리 형태가 매우 독특하다. 제조사에 따르면 크고 둥근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와 상호작용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픽사 마스코트인 램프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다. 로봇 머리에는 카메라 6대가 탑재됐으며, 앞면과 뒷면에는 상태를 나타내는 고리 모양 조명과 내부 센서가 장착돼 있다. 성능은 인간 능력을 넘어서는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진화됐다. 관절 움직임을 크게 높이고자 매우 유연한 맞춤형 액추에이터를 구축했으며, 좁은 공간에서도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 움직임 자유도를 높였다.
뉴 아틀라스의 또 다른 변화는 기존 유압식이 아닌 전기 구동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로봇의 액추에이터는 저장된 에너지를 움직임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부품으로, 로봇의 ‘근육’이나 다름없다. 액추에이터는 일반적으로 액체, 공기, 전기로 구동되는데, 기존 로봇은 대개 유압 구동 방식으로 오일 같은 비압축성 액체를 사용해 힘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펌프가 유체에 압력을 가해 액추에이터로 보내면 그 압력을 로봇 관절이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힘으로 사용하는 원리다. 이러한 유압 구동 방식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큰 힘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매우 유용하며,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설계와 구축이 복잡하고 유체 누출로 인한 손상 위험도 있다. 정기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뉴 아틀라스 출시 소식 이후 X(옛 트위터) 계정에 직접 피드백을 남길 만큼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인간이 수행하기에 반복적이고 안전하지 않은 작업을 대신할 로봇을 지향한다. 또한 저렴한 가격에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틀라스 계열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좀 더 고차원적인 제조 능력과 기동성을 보인다. 아틀라스 시리즈의 정확한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옛 버전은 약 15만 달러(약 2억 원)에 이르며, 옵티머스 가격은 2만5000달러(약 3470만 원) 미만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