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섬 모알보알-바다는 푸르다? 오묘하고 다양하다[박수현의 바닷속 풍경](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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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바닷속에서 올려다보는 수면은 환상적인 푸른빛을 머금고 있다. 물을 통과하는 가시광선의 흡수와 산란 때문이다. 가시광선은 장파장부터 단파장에 이르는 순서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계열의 스펙트럼으로 나뉜다. 이중 장파장의 빨강, 주황 계열은 바다의 표면에서부터 색의 흡수가 이루어져 어느 정도 수심에 이르면 색이 사라진다. 그러나 단파장인 파랑 계열은 흡수 대신 물 입자나 바닷물 속의 작은 입자들에 의해 산란해 바다가 푸르게 보인다.

그런데 바닷물의 색은 물속에 있는 생물이나 부유 입자 등의 영향을 받는다. 수온이 높아지면 산소가 적게 녹아들어 물을 혼탁하게 하는 부유물인 플랑크톤의 성장을 제한하기에 바닷물은 맑고 푸르다 못해 검푸르게까지 보이게 한다. 필리핀에서 출발하는 난류가 검푸르다 해서 검은색을 뜻하는 일본말 구로(Kuro)가 붙어 구로시오 난류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이에 비해 고위도의 차가운 바다에는 상대적으로 산소가 많이 녹아 있어 식물플랑크톤이 살기에 좋은 조건이 되기에 녹색으로 보이는 곳도 있다.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바다에는 붉은 색소가 있는 남조류의 일종인 트리코데스미움(Trichodesmium)의 영향으로 붉게 보여 ‘홍해’라 이름 지어졌다.

우리나라 서해가 ‘황해’로 불리는 것은 한강이나 중국의 양쯔강을 통해 내륙의 여러 혼탁물이 흘러들어 바닷물이 누렇게 보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북극권에 있는 ‘백해’는 연중 6~7개월 동안 얼음과 눈이 덮여 하얗게 보인다. 터키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 둘러싸인 ‘흑해’는 폭풍이 몰아치거나 안개가 짙게 끼는 날이면 바닷물이 검게 보인다. 육지로 둘러싸인 흑해의 바닥층은 오염이 심해 산소가 부족하고 황화수소가 많아 수심 150m 아래쪽에는 생명체가 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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