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성탄절을 맞아 여야 지도부가 나란히 성탄예배와 미사에 참석했다. 계엄·탄핵 정국 중에 맞은 성탄절에 국민의힘은 관련 언급을 최소화하며 민생을 강조했고, 민주당은 ‘내란 종식’의 성탄절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성탄예배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의 서지영·박수민 원내대변인,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과 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등도 함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정오쯤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성탄대축일 미사에도 참석한다.
국민의힘은 성탄절을 축하하며 민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냈다. 권 권한대행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의와 절망에 빠진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달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가르침 앞에 오늘 우리 국회는 고개 들 수가 없다”며 “우리 정치는 광복 이후 첫 국회에서 민생과 평화를 기원했던 그 간절한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평화와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성탄절을 맞이했지만 우리가 마주한 현실은 여전히 힘겹기만 하다”며 “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민생법안이 하루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계엄·탄핵 정국 가운데 맞은 성탄절이지만 관련 언급은 “탄핵 정국에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갈등과 반목이 이어지며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 정도에 그쳤다.
민주당은 ‘내란’과 ‘계엄’을 언급하며 “어둠을 물리칠 빛의 성탄을 꿈꾼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지금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다면, 손에 쥔 작은 빛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내고 있는 우리 국민들 곁에서 함께하셨으면 좋겠다”며 “민생 위기 한파를 맨몸으로 견디고 계실 국민과 몸의 마음을 녹일 따스한 촛불이 되어주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그는 “매일의 삶 속에서 국민 여러분의 성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위헌적 계엄으로 인한 내란 사태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이제 조속히 내란을 종식하고 국가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0년 전 예수라는 빛이 온 누리를 밝혔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위대한 국민의 촛불이 모여 대한민국을 밝히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성탄의 희망찬 메시지를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