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줄 건 다 내줬는데” 혁신당, ‘부산 패배’ 민주당에 커지는 섭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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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4일 부산 금정구 도시철도 장전역 장전역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16 재보궐선거 나흘이 지난 20일 야권 단일후보의 부산 금정구청장 재선거 패배를 두고 조국혁신당 일부에서 민주당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혁신당이 민주당에 단일화 후보를 사실상 양보했으나 오히려 지난 총선과 비교해 득표율 격차가 벌어지는 등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불만이다. 민주당은 혁신당을 달래면서도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혁신당 지지) 기조를 지키라”고 선을 그었다.

재보궐 선거 직후 혁신당에선 민주당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지난 1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부산 금정구청장 재선거 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이 (야권) 단일후보가 되고 나서는 필사적으로 운동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황현선 사무총장도 같은 날 국회 기자간담회에 “민주당이 (부산 금정) 공성보다 (호남) 수성에 더 공을 들인 증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조국 대표도 부산 선거를 콕 집어 “특별히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혁신당 일부에선 ‘민주당에 이용 당했다’는 정서가 적지 않다.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에 협조하고 조 대표가 지원 유세에도 나섰지만 민주당의 ‘배려’가 없었다고 혁신당은 본다. 민주당은 혁신당이 제안한 이재명·조국 양당 대표의 공동 유세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선거가 끝난 뒤 올린 입장문에 혁신당 역할에 대한 고마움도 담기지 않았다는 점도 서운함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이 전남 영광 군수 재선거에서 진보당에도 밀린 3위를 기록하면서 패배의 원인을 당 밖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혁신당은 부산 금정 단일화 이후 영광 선거에 ‘올인’했다. 월세살이 등 조 대표가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였지만,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격에 부딪혀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혁신당 일부는 판단한다.

민주당은 “‘지민비조’ 민심을 재확인했다”며 혁신당의 불만을 일축했다.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재보궐 민심은) 민주당엔 지역 현장과 중심 역할을, 혁신당엔 정책 중심과 쇄빙선 역할을 충실히 하란 뜻”이라며 “우당과 우당으로서 연대·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혁신당이 지민비조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과 혁신당 지도부 모두 기존의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민주당과 혁신당의 관계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함께 싸우는 야당이란 기본적인 원칙엔 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큰 틀에서의 ‘경쟁적 협력관계’는 유지되는 것”이라면서도 “필요하면 양당이 경쟁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이 인정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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