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셀러런’ 소비자는 발 동동…‘머지 사태’ 때보다 피해 더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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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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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 물품 대금 미지급 땐
현금 흐름 막혀 경제 전반 충격
24일 전자상거래 업체인 위메프에 상품을 주문했다가 취소한 한 소비자가 해당 업체에서 온 환불 실패 관련 알림톡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여행상품권 등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사용도 하지 못하고 환불도 받지 못하는 막막한 상황이고, 판매자들은 기약 없이 정산금 지급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티몬과 위메프는 사실상 정상적인 플랫폼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산금 지연 사태 후 대형 유통사들이 잇따라 철수했고, 24일부터는 카드결제가 전면 중단됐다. 티몬과 위메프에 올라온 상품 문의란에는 “주문하면 보내주는 것 맞느냐”는 소비자 질문이 빗발쳤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여행상품이나 항공권, 숙박권 등을 구매한 사람들은 여행사 등으로부터 취소·재결제 안내를 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 요기요에서는 티몬에서 특가에 판매한 금액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상품 판매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몬과 위메프뿐 아니라 또 다른 큐텐 계열사인 인터파크쇼핑 등에서도 상품을 내렸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큐텐 측은 판매대금 지급과 환불 등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미 ‘셀러런’이 현실화돼 거래량이 줄어들고, 현금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큐텐 계열사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티몬 언론홍보 담당 등 일부 임원급 인사들이 이번주 들어 사임하는 등 인력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 등으로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대금을 결국 지급하지 못하게 된다면 이번 사태의 파장은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때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당시에는 소비자들이 미리 구입한 상품권을 환불받지 못하고 날리는 수준이었지만, 이번 사태는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들의 현금 흐름이 막히며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사들이 받지 못한 금액은 최소 수백억원대로 알려졌고, 일반 판매자들이 받지 못한 대금은 추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과 위메프의 결제 추정액은 각각 8389억원, 3082억원이다. 티몬·위메프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파트너사는 6만개에 이른다. 이들이 정산을 받지 못하면 입점 판매자뿐 아니라 물건을 납품한 제조업체, 대출금을 상환받아야 할 금융기관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는 셈이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귀국해 해결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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