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 외롭게 하지 마라” “윤 대통령 성공 위해 최선”···윤·한 ‘러브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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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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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하루 뒤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행사에서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손을 맞잡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와 신임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러브샷’을 하며 당정 결속을 다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 외롭게 하지 말라”고 주변에 당부했고, 한 대표는 “대통령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로 한 대표와 장동혁·인요한·김재원·김민전·진종오(청년 몫) 최고위원,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를 초청해 만찬했다. 당 분열상을 확인한 전당대회 바로 다음날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원희룡·나경원·윤상현 등 낙선한 당대표 후보도 함께 했다. 당대표 낙선자도 함께 초청해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 기조를 강조하려는 행보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참모진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만찬에서 러브샷을 하며 당정화합의 모습을 보였다고 복수의 참석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맥주, 술을 못 마시는 한 대표는 콜라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 있었던 일은 원래 다 잊는 것”이라며 “이제 전당대회가 끝났으니 패배한 후보들하고도 다 한팀으로 뭉쳐서 당정관계를 잘 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 할까’ 그것만 생각하자”고 윤 대통령이 말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한 대표를 외롭게, 힘들게 하지 말고 주위에서 잘 도와주라”고도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용산팀과 여의도팀(국민의힘)이 수시로 소통해야 한다”며 “정무수석을 통해서만 소통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른 수석들도 필요한 게 있으면 긴밀히 협조해서 정책들을 잘 해나가자”며 소통도 강조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한 대표가) 혼자 해결하도록 놔두지 말고 주위에서 잘 도와줘라”고 말했다고 정 대변인이 전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당정은) 한마음 한뜻이다. 목표는 같다는 취지의 얘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당 대표에서 낙선한 나경원 의원은 “우리 모두 대통령의 수석대변인이 되자”고 말했다고 정 대변인은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의 성공이 당의 성공이고 모두의 성공이다”, 원희룡 전 장관은 “우리는 하나되는 원팀”이라고 각각 말했다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이 파인그라스 앞에 도착하자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정 비서실장이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악수하며 “수고 많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야외 정원에서 대기하던 참석자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며 “비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이 좋다”고 말했다. 사격선수 출신인 진 청년최고위원에게는 “운동하는 것보다 힘들죠?”라고 묻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손을 맞잡고 “국민의힘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윤 대통령은 양 옆으로는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자리했다. ‘격의 없이 대화하자’는 행사 취지에 따라 참석자들은 넥타이를 하지 않는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다.

만찬에서는 삼겹살과 돼지갈비, 모둠 상추쌈, 빈대떡, 김치, 미역냉국, 김치김밥, 과일 등이 제공됐다. 윤 대통령이 모든 메뉴를 직접 골랐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삼겹살은 당·정·대 통합의 의미”라며 “막역한 사이에서 먹는 대표적인 한국 음식으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대화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화합의 상징으로 비빔밥을 메뉴로 제공하려 했으나 메뉴가 많아 모둠 쌈에 화합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만찬은 전당대회 이후 이례적으로 빠른 시점에, 대규모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전날 김대기, 이관섭 등 전·현직 비서실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의 제안으로 이날 만찬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난해 3월에는 윤 대통령과 지도부 만찬이 전당대회 5일만에 열렸다. 새로 선출된 당 지도부와 전 지도부를 초청했고, 낙선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자폭 전당대회’로 불릴 정도로 여권 내부 출혈 경쟁이 심했던 만큼 갈등을 덮고 당정 결속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대화합”의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가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대통령께서도 어제 축사에서 당정이 운명 공동체라고 말씀했다”며 “대화합의 만찬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전당대회 축사에서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고 우리는 하나”라고 당정 일체론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선출 뒤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정 화합의 포부를 전했고, 윤 대통령은 “고생많았다. 잘해달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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