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23일 3박4일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다.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의 초청을 받아 이날부터 26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쿨레바 장관의 중국 방문은 2022년 2월 전쟁이 발발한 이래 처음이다. 쿨레바 장관은 주중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공개한 영상에서 “이번 방중은 러시아의 침략을 막는 방법과 지속 가능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중국의 가능한 역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의 방중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부정적이며 당선되면 “전쟁을 끝내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세론’을 받아들이고 대응하고 있다.
지난 8일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인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갔다는 점에서도 쿨레바 장관의 이번 방중이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재자를 자임하며 서방으로부터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라고 비난받는 상황을 타개하려는 모양새이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쿨레바 장관의 방중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러시아의 결정적 조력자’라는 비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지난 11일 정상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러시아의 결정적인 조력자로 규정하자 중국은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예프 소장은 AFP통신에 “우크라이나는 중국이 2차 평화회담에 참석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활용해 심화되는 제재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6월 스위스에서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러시아의 불참을 이유로 불참했다. 중국은 브릭스 회원국인 브라질과 함께 지난 5월 23일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치적 해결과 전쟁당사국의 직접적 참여 등을 촉구하는 평화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