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 부회장도 받은 RSU, 주요 계열사 팀장으로 확대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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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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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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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CI.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이 대표이사와 임원 대상으로 운영 중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제도를 주요 계열사 팀장까지 확대한다고 18일 밝혔다. RSU는 연말·연초에 현금으로 주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사 주식을 주는 장기 성과 보상 제도다.

한화그룹은 이번 확대 시행에 따라 한화(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한화솔루션 5개 주요 계열사 팀장 1116명을 대상으로 RSU 제도를 우선 도입한다.

팀장 대상 제도는 기존 임원 대상 RSU와 비교해 일부 차이점이 있다. 임원 RSU의 경우 현금으로 주는 성과급을 폐지하고 RSU를 부여하지만, 팀장은 기존에 현금으로 받는 팀장 수당 대신 ‘리더인센티브’라 불리는 새 RSU 제도를 선택할 수 있다. 희망자만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선택형 인센티브 제도란 의미다. 한화그룹 측은 “팀장도 임원과 같이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전략 실행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팀장이 RSU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기존 5∼10년보다 짧은 3년으로 설정했다. 부여액 50%는 주식, 나머지 50%는 주가 연동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은 임원 대상 RSU 제도와 같다. 예를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A팀장이 리더인센티브를 선택해 2025년 1월 RSU를 부여받으면 3년 뒤인 2028년 1월 주식(50%)과 주가 연동 현금(50%)을 받는 식이다.

한화그룹은 최근 관련 제도 설명회를 진행한 후 5개 계열사 팀장 1116명을 대상으로 전환 여부 설문을 한 결과 976명(약 88%)이 기존 팀장 수당 대신 리더인센티브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한화그룹은 2020년 국내 상장사 가운데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했다. 네이버, 쿠팡, 두산그룹, 포스코그룹 등도 RSU 제도를 시행 중이다.

RSU는 임직원들이 단기 성과에 치중할 우려가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달리 책임감 제고와 장기근속을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지배주주 등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2020년 이후 한화(주) 53만1000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0만4000주, 한화솔루션 39만4000주 상당의 RSU를 부여받아 논란이 됐다. 김 부회장이 RSU를 통해 받은 한화(주) 주식이 전체의 1% 미만으로 미미하고, 그것도 2030년부터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목적이란 주장은 억측이란 시각도 있다. 한화그룹 측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확보에 있어 RSU는 단기성과급으로 한화(주)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에 비해 오히려 불리하다”고 밝혔다.

RSU가 스톡옵션과 달리 아무런 법적 규제가 없는 점은 문제로 거론된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주주와 이사·감사 선임 등 회사 주요 경영 사항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 등에게 RSU 부여를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LS그룹은 지난 3월 도입 1년 만에 RSU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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